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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 View Sep 05. 2020

두번째, 지구의 기를 받자!

세도나 Sedona


출발! 세도나 Sedona

여행이 시작되었다. '4시간 Rule'을 잘 준수한다면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운전의 부담은 없었다. 그 규칙에 걸맞는 첫번째 경유지는 바로 세도나였다. 이 곳은 지구 파장이라고 불리우는 자연 자기장이 강한 지역이라 기 체험 및 기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구글에서도 검색해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박찬호 선수도 부상으로 힘들었을 때 이 곳에서 기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 그 곳이다. 건강히 2020년을 보내자는 뜻으로 기 받으러 간 곳이지만 기를 받기 위해서는 첫 시작을 조금 무리해야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세도나까지 8시간이 걸렸기 때문인데, 그래서 우리가족은 7시간 지점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전체일정을 시작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물론, LA에서 4시간 거리인 라스베가스에서 하루를 묵어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돌아오는 길의 운전이 너무 길어질 것이라 생각해서 그 즐거움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한 연유도 있었다. 그렇게 정한 숙소는 피닉스 북쪽에 위치한 Beaver Creek Inn (4225 N Montezuma Ave, Rimrock, AZ 86335)이었다. 여기서 운전의 피로를 달래고 다음 날 조식까지 해결하고 세도나로의 여행을 여유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숙소는 2020년 3월 기준으로 아이 포함 3인 가족 91.46불의 저렴한 여관이다.


벨락 Bell Rock

숙소에서 나와 한 시간 정도 운전하여 도착한 첫 번째 지점은 벨락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의 바위는 종처럼 생겼다. 특히나 이 바위가 세도나 지역 중 가장 쎈 자기를 방출한다고 하니 서두르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바로 옆에 위치한 유료주차장에 주차하고 벨락을 일주할 수 있는 트레일 코스를 가볍게 돌 수 있는데, 이 벨락을 계단처럼 올라갈 수도 있으니 더욱 쎈 기를 받고자 하면 여기를 올라가볼 것을 추천한다. 우리 아들도 정복했으니 누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중턱까지 올라가면 평평한 돌에 앉아서 주위 경관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말그대로 힐링과 치료가 되는 곳이라고 추천할 수 있다.

색감이 특색있는 세도나. 아들에게도 이 색감은 인상적이었는지 한동안 산을 그릴 때 이 색처럼 그렸다. 오른쪽은 기 받는 아들.

벨락 바로 옆에 위치해있는 Courthouse Butte도 이 트레일 코스를 통해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물론 벨락보다 더 큰 규모이기 때문에 벨락을 올라선 이후 거기까지 일주하는 것을 우리는 포기했지만 반 정도 돌아보며 가벼운 운동과 함께 같이 걷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가 가능한 코스이다. 미국 친구들은 여기서 산악자전거를 타며 즐겁게 놀기도 하던데, 관심있는 독자들은 그러한 여행도 해본다면 어떨까?

가운데가 Courthouse Butte이고 오른쪽에 뾰족 솟은 곳인 Bell Rock이다.
Courthouse Butte로 가는 트레일 길


홀리크로스 채플 Chapel of Holy Cross

벨락 지역에서 두시간 정도 트레일을 즐긴 우리 가족은 붉은 사암 속에 자리한 홀리크로스 채플을 들렀다. 한국의 교회를 생각하면 안된다. 아주 아담하고 자연의 모습을 해치지 않는 디자인으로 위치한 이 성당은 세도나 지역을 파노라마로 바라볼 수 있는 높은 지대에 있기도 하지만 이 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람의 손으로 디자인 된 건축물을 보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위화감 없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이 인상적인 부분이다. 무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성당에 입장하면 바로 십자가와 예수님의 모습이 우리를 맞이한다. 잠시 의자에 앉아 마음을 정돈하고 다음 여행지로 가는 정도로 적합하다고 할까? 밑에 층에는 성당 기념품을 파는 곳도 있지만 빠르게 스캔한 결과 큰 수확은 없을 것 같아 우리가족은 여기는 건너뛰었다. 참, 이 성당은 1956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10시부터 17시까지만 방문할 수 있으니 동선과 시간관리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1957년 미국 건축디자인 최고상을 수상한 생각보다 아담한 성당이다.


틀라케파케이 아트 & 쇼핑 빌리지 Tlaquepaque Art & Shopping Village

두 군데를 찍고보니 출출해졌다. 이 루트를 타게되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식사를 해결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여행 팁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간편식을 최대한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식사를 해결할 장소를 만난다면, 심지어 동선 안에 들어와 있다면 반드시 들러서 해결해야 간편식에 질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나름 경험에서 터득한 바이다. 야외 쇼핑지역인 이 곳은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 기념품 가게들이 많다. 또한 사진찍기 좋은 곳도 많으니 식사와 함께 앞으로 맛보기 힘든 '인공의 기운'을 흠뻑 채우고 돌아가는 것이 어떨까?



대성당바위 Cathedral Rock

식사를 마친 우리가족은 대성당바위를 보기위해 이동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같이 대성당바위는 벨락보다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코 앞으로 간다면 시야에 다 들어오지 않고 예쁜 사진도 건지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 이 바위를 제대로 즐기려면 건너편 Crescent Moon Park로 이동해서 조망하는 것이 좋다. 물론 11불이라는 주차비가 발생하지만 이 곳에 가면 이 바위만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개울(이라고 하지만 물살이 범상치 않은)도 볼 수 있고 용기가 있다면 잠시 수영도 할 수 있는 피크닉 존이 있기 때문에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잔디밭, 개울, 대성당바위 모두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으니. 대성당바위 앞에서는 아들이 돌을 여기저기서 주워오더니 세도나를 만들기도 하였는데, 아이의 기발한 생각에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다. 한편으로 나만해도 산을 그리라면 뾰족하게 그리고 초록색으로 표현했을텐데 이런 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의 눈에는 꼭 그렇게만 보이지도 않겠구나 생각하게 되니 다시 한번 넓은 견문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지역을 방문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333 Red Rock Crossing Rd, Sedona, AZ"를 내비게이션에 찍고 방문하면 된다.

크레센트문파크에서 바라보는 대성당바위. 저 개울(?)에서 물놀이 중인 사람을 바라보는 아들과 세도나를 만드는 아들.


세도나 에어포트 전망대 Sedona Airport Scenic Lookout

몇 군데 돌지도 않았는데 어느 덧 저녁이 되어간다.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여행자들은 공감하는 것이겠지만 아이가 어딘가에 빠져서 이동하지 않고 놀면 계획했던 동선과 계획대로 다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던가. 앞선 지역에서 물과 돌놀이에 한참 정신을 팔린 아들 덕에 우리도 이제 한 군데 정도만 더 찍고 다음 여행을 위한 드라이브 및 숙소 체크인을 하기로 한다. 이번에는 많이 걷지 않고 사진찍을 수 있는 곳으로. 그렇게해서 즉흥적으로 들른 곳이 에어포트 전망대이다. 물론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세도나 지역을 돌다보면 'Lookout' 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전망하기 좋은 포인트를 안내해 둔 곳이 많다. 그래도 높은 곳에서 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에어포트 전망대를 골랐다. 물론 공항이나 비행기가 보이지 않으니 행여나 비행기 좋아하는 아이에게 설레발을 치는 것은 금물.



다음 동네로 이동

이렇게 여행을 정리하고 우리가족은 모뉴먼트밸리 Monument Valley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4시간 여를 운전해서 도착했고 동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가면서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10시 넘어 도착해서 바로 첫번째 컵밥을 꺼내 먹게된다. 이제부터 거의 식비가 들지 않는 여행이 되겠구나 직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일정을 위해 쉬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 세도나 트레일 동영상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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