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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 View Feb 06. 2021

레깅스가 유행인가보네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여유가 부족한 사회

처음 미국대학의 캠퍼스를 거닐 때의 일이다.


많은 학생들이, 아니, 사실 거의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정도의 학생들이 레깅스를 일상복으로 입고 있었던 것에 적지않은 민망함이 있었다. 엉덩이 부위에 꼬부랑 모양으로 마크가 있었는데 나중에 그것이 레깅스계의 명품이라는 룰루레몬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도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큰 민망함 역시 서서히 옅어졌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 안되나 보통의 미국인들의 몸은 한국인에 비해 크다. 그래서 사실 레깅스를 입기에 부담스러운 체형을 가진 경우도 많지만 사실 그것은 그들의 의상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레깅스를 입고다니는 것도, 그것이 그 사람에게 어울리고 말고에 대한 제 3자의 가치 판단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냥 자기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옷, 자기가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옷을 입으면 아무도 그것을 뭐라하지 않는 문화가 그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다양한 민족,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기에 구성원의 성향이 평균에 몰려있는 정규분포의 모양을 띄고있지 않기 때문인 것도 큰 몫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성향이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켜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다해도 관언이 아니다.




최근 몇 가지 뉴스로 인터넷 포털 검색어며 연예기사가 도배되었었다. 키우던 반려견을 어떻게 했네, 홈쇼핑 방송 중 즉응적으로 한 발언이 내가 듣기에 불편했네...하면서 말이다. 앞서 말한 미국과 달리 우리는 그래도 동질성이 높은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면, 혹은 극단적으로 "내가 가진 생각"과 다르면 죄악시하고 무시하며 판단한다.


"다름"에 대한 포용이 없이 어떻게 "새로움"이 나올 수 있겠는가. 창의력 교육을 한다고 온 사회가 획일적인 프로그램을 학원에서 배우는 우리네 삶과 같이 어쩌면 우리는 남과 다르게 되지 않기만을, 남들이 인정하는 수준에 도달하기만을 바라며 일생을 살아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다름을 잘 융합하여 국가경쟁력으로 가져가는 미국이라는 사회를 바라보며 우리에게 부족한 그 여유를 잠시 그리워해본다.


참으로 팍팍하게 사는 우리네 일상이다.


미국 나이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요가복 마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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