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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 View Feb 14. 2021

나의 브런치, 출세한 날

"컨텐츠가 왕이다" 그리고 구독형 면도날에 대한 고찰

설날의 피곤함을 안고 잠자리에 들던 그때,

나의 아이폰은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푸시 알람을 보내고 있었다.


며칠 전 가볍게 올린 아들과 설렁탕에 얽힌 에피소드(링크)가 설 연휴를 맞이해 Daum "홈&쿠킹" 메인페이지에 노출된 것이었다. 내가 생산한 수많은 컨텐츠 중에서 이렇게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적은 없었기에 일시적인 흥분과 함께 많은 생각이 짧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러다가 인기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야?'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지인들이 내 글을 알아보고 연락해오면 어쩌지?' 등등...


하지만 생각만큼 조회수에 비해 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해주시거나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은 없었다. 이내 나는 평정을 되찾게 되었다. '노출이 많이 되어 많은 뷰어를 끌어들였어도 내 글이 그리 사람들의 동감을 불러내기에는 내실이 없었구나' 자각하면서 말이다.


"컨텐츠가 왕이다"




2011년에 창업된 "Dollar Shave Club"은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비즈니스 모델인 구독형 서비스를 면도날에 적용한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질레트가 면도기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탓에 가격에 거품이 있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이라며 시장에 진출한 이 스타트업은 꽤나 미국에서 성공적이었고 이후 여러 카피캣을 양산해냈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컨셉의 스타트업이 생겼고 미국 사례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나는 거대기업에 맞서 싸우는 작은 회사의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자발적 구독자가 되어 몇 달간 W사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었다.


출처=https://www.vox.com/2015/6/21/11563748/dollar-shave-club-raises-75-million-investment-to-own-mens


하지만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질레트 면도기로 회귀하게 되었다. 이유는 "절삭력"의 차이. 질레트와는 다르게 까끌거림이 남아있었고 가끔 피부에 상처를 내기도 했던 이 제품을 경제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응원해줄 수는 없던 노릇이다. 이 경우에도 "컨텐츠가 왕이다"라는 경우가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요즘 재미있게 구독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중에 "을지로 탁사장"이라는 채널이 있다. 홍보가 필요한 브랜드/제품을 재미있게 소개해주는 컨텐츠이다. 2021년, 나는 우연히도 다시 한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구독형 면도날 서비스 업체를 알게 되었다. 파격적인 이벤트 조건과 열심히 홍보하며 회사를 알리려 하는 대표의 자세 등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호감을 갖게 되어 이번에도 이 구독형 서비스의 도전자가 되어버렸다. 부디 이번에는 만족스러운 면도 체험을 나에게 선사해주길 바라며...


출처=https://lazysociety.co.kr





* Daum 메인에 소개된 나의 글과 그날의 조회수는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여전히 부족한 좋아요를 보여 조금 더 나은 글을 써보자 스스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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