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생이 즐기는 국밥의 참맛!
2015년 10월
여느 때와 같이 회사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위해 팀원들과 수다를 떨며 대기줄에 서있었던 나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출산예정일을 하루 넘긴 날이긴 했지만 급격한 진행이나 신호가 없었기에 나나 와이프나 한 일주일은 더 걸리겠거니 내심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전화기 너머의 와이프는 밥 차려먹기 힘드니 집에 와서 같이 점심식사를 하자는 것이었다. 우리 집은 회사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그래서 팀장에게는 식사만 하고 돌아오겠노라 이야기하고 집으로 향했다. 잠시 화장실에 들어간 아내는 때마침 양수가 터진 것 같다며 병원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돌아가주길 부탁했고 이왕 팀장에게도 허가받은 것이기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같이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래도 점심은 먹고 병원에 가야지
그래서 들른 곳이 가는 집과 병원 중간에 위치한 신선설농탕이었다. 설렁탕 한그릇씩을 해치우고 병원에 도착하여 와이프는 곧장 진료실로, 나는 주차를 하고 뒤따라갔는데, 그 짧은 사이에 와이프의 모습은 곧장이라도 아이를 출산할 것만 같은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렇게 갑작스레 분만실로 들어가게 된 와이프는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4시간 여의 진통 후, 지금 우리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다.
나는 설렁탕이 제일 좋아!
엄마 뱃속에서 먹은 마지막 식사, 그리고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먹었던 마지막 양식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에 나온지 6년이 지난 지금 이 아이의 소울푸드는 설렁탕이 되었다. 평소엔 밥 좀 많이 먹으라는 잔소리를 들으며 식사하는 이 친구도 설렁탕과 함께라면 공기밥을 추가해서 먹을 정도로 아주 전투적으로 변한다. 뱃속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기억에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속에서 먹고 자고만 하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 사실 이 친구의 또다른 소울푸드는 햄버거와 피자이다. 통칭 "미국밥"을 좋아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