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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ne Chaehee Kim Jul 22. 2021

창의적인 자기 주도 학습으로 공부의 재미를 알려주자

창의적인 공부법의 효과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저는 뒷자리에 앉아서 쉬는 시간에 되면 친구들과 전날 보았던 TV 드라마 얘기를 했고, 점심시간에는 종종 운동장에 나가 농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시간에는 친구들끼리 몰래 로맨스 소설도 돌려보고, 가끔은 교실 밖으로 탈출(?)하여 분식도 사 먹고 고구마도 구워 먹는 소소한 일탈을 즐기는 것을 낙으로 삼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반에 하루 종일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아서 쉬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얘기하지 않고 쉴 새 없이 공부를 하던, 뿔테 안경을 쓴 진지한 아이였어요.


자, 여기에서 질문을 드립니다. 공부만 하던 아이는 성적이 좋았을까요?

물론, 여러분들은 이런 질문을 드린 제 의도를 벌써 파악하셨을 겁니다.

그 친구의 성적은 반에서 중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와 제 친구들은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 정말 궁금했었어요.


두 아이를 키워보고 공부에 대해 많이 경험하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공부 방법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효과적인 방법도 쓰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이가 혼자 공부하기 힘들 때, 그리고 혼자 공부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공부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적절하게 개입하여 아이의 공부법을 잡아주고 공부 효율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것만큼 속상한 일은 없습니다. 이럴 때 효과적인 방법을 적용해보면 아이도 제대로 된 공부법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자기 주도 학습이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 본 공부방법 중 효과가 있었던 것을 말씀드릴게요.



창의적으로 영어단어 공부하기_v1.0


저희 가족이 해외에 나가 살게 되면서 큰 아이는 국제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원어민 선생님들, 학생들과 대화하고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았고 학교 생활을 높은 긴장감 속에서 했어야 했죠. 저희 아이는 집에 돌아오면 책 속으로 빠져들곤 했죠. 원어민이 아닌 학생은 ESL 과정을 들어야 하는데, 저희 아이가 ESL 과정에 있을 때는 특히 영어책을 많이 보고 모르는 영어단어도 많이 공부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원어민 친구와 PLAYDATE을 자주 하는 기회를 만들어 영어로 말하는 것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그런데, 영어 단어를 공부하는 것은 아이에게 참 힘든 일이었어요. 일단 재미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공부는 바로 영어 단어였습니다. 우선 영어 단어를 모르면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고 말하는 데 자신감도 부족하게 되어 친구들을 활발히 사귀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어요. 제게 뜻밖이었던 것은, 실제 학교에 가보니 아이가 배우는 내용은 학년 수준에 맞는 단어와 표현들이 나오고 수업도 쉽게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전문 용어들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도 엄청나게 빨랐고,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원어민들이 뱉어내는 말에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아이가 영어 유치원을 다녔음에도, 닥치는 대로 많은 단어를 공부하고 외워야 따라갈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어떻게 하면 영어단어를 잊어버리지 않고 많이 외울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희 아이의 ESL 담당 선생님은 미국 대학교에서 27년을 연구하고 가르쳤던 엄청난 경력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제가 상담하러 갈 때 영어 단어장을 가져가서 보여드렸더니 일단 우리의 노력에 대해서 칭찬을 하더군요. 그러나, 명확하게 한계점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네 방식의 단어 공부는 오래된 스타일이야"라고요.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해 연관된 단어를 함께 적는  "창의적인 스타일"로 공부해보라고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저와 큰 아이는 책을 읽고 책에서 나온 단어들을 함께 적어 공부하는 연결 방식으로 단어를 공부했습니다. 책에 나왔던 문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니 모르는 영어 단어를 받아들이고 공부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책을 이해하는 문해력도 높아졌습니다.

저와 저희 아이는 책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주제를 찾아 공부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 가게 되면 메뉴판을 보거나 직원이 하는 말을 들으며 알게 된 단어들을 정리하고, 뜻을 모르는 단어는 찾아본 후 레스토랑과 연관된 영어 단어들을 함께 적고 공부하였습니다. 일종의 마인드맵같이 만들어서 중심 단어를 적고 관련된 단어를 함께 적어 공부한 덕분에 저희 아이는 다른 학생들보다 3년 더 빨리 ESL 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Reading 실력도 급격하게 늘어 나중에는 자기 학년보다 2개 학년 높은 리딩 레벨을 유지하면서, 영어 성적이 상위권인 '외국인 학생'이 되었답니다.  



창의적으로 영어단어 공부하기_v2.0


큰 아이와 달리 저희 둘째 아이는 어릴 때 한국에 돌아오는 바람에 해외에서 외국어 공부를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어릴 때 조금 학습했던 언어도 1~2년이 지나자 완벽하게 잊어버리더군요. 게다가 한국에 들어와 적응하는 단계에서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편하게 한국생활에 적응하라고 일반 유치원을 다니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영어를 학원에서 접하게 되었죠. 둘째 아이는 영어를 어려워했지만, 그래도 영어 학원 숙제는 꼬박꼬박 하고 영어책도 일주일에 5권은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초등학교 2학년 말이 되었을 때는 SRT 결과  리딩 레벨이 AR 4.0까지 올라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영어 유치원도 다니지 않고 영어공부도 평법하게 시작했는데 2학년   4학년 레벨이 나오니 참 뿌듯하더라고요.


그러나, 얼마 안 가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코로나19 영향과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영어학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단어 공부를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그 결과는 바로 나타났어요. 리딩 레벨이 쭉쭉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영어책도 챕터북으로 열심히 읽었고 모르는 영어 단어도 찾으면서 억지로라도 영어 단어장을 3권이나 만들었는데도 말이죠. 결국, 영어 리딩 레벨이 AR 4.0에서 2.5까지 내려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테스트 결과에 대해 상담을 해보니, 둘째 아이가 SRT에서 독해력은 높은데, 단어 점수가 특히 낮게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다시 창의적인 영어단어 공부법을 꺼내 엄마가 짚어줘야 할 시기가 와버린 거죠.

3학년이 되자 머리가 제법 컸다고 엄마 말도 잘 듣지 않는 둘째를 억지로 앉혀놓고, 저는 제대로 된 영어 단어 공부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영어 단어 3개를 먼저 찾아 정리하는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는 큰 아이 때의 영단어 공부법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하여 유의어뿐만 아니라 반의어까지 포함시켜 확장성을 더 높여보았죠. 그리고 한 단어에 대한 내용이 끝나면 쓰지 않고 소리 내서 읽으며 외우게 했습니다.

 즉, 눈으로 보면서 말로 하고 귀로 듣는 3개 감각기관을 활용한 공부였어요. 아이가 더 자라거 공부하는데 익숙하다면 손으로 쓰는 것까지 더해 4개 감각기관을 작동시킨다면 더 효과적으로 공부항 수 있지만, 둘째가 아직 어린 관계로 3개 감각기관만 활용하도록 했어요.


그림 1. 마인드맵을 활용한 창의적 영어단어 공부법_v2.0

엄마가 보여준 창의적 영어단어 공부법 ; 마인드맵을 활용하여 중심 단어에 대해 유의어, 반의어를 포함한 총 15개의 연관어를 보여줌


그림 2. 아이가 만든 창의적 영어단어 공부법_v2.1

아이가 정리한 창의적 영어단어 공부법 ; 중심 단어의 유의어와 예문을 적고,  눈사태와 연관된 다른 기후재난까지 함께 찾아 적는 창의성을 보여줌

아이는 제가 알려준 방법을 응용하여 중심 단어의. 유의어나 반의어가 아니더라도 연상되는 참고 단어까지 적는 등 마인드맵의 장점을 잘 활용해 주었답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에 시범을 보여주었을 때는 검은색 하나로 단어를 정리했지만 저희 아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형형색색으로 단어를 적어 시각적으로도 재미있게 작업하였습니다.

이렇게 영어단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결과, 영어 단어 찾기와 영어단어 외우기를 그 누구보다 싫어했던 둘째 아이는 금방 영어 노트 한 권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엄마, 영어단어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졌어!"라고 말할 만큼 영어단어 찾는 것을 즐기게 되었어요.

이 공부법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단어들의 관계를 시각적, 창의적으로 표현하여 아이에게 재미를 느끼게 해 준 것입니다. 그 결과 아이는 단어 수준이 높아졌고, AR 4.0대의 Non-fiction 책들도 쉽게 쉽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원래 저희 둘째는 리딩 레벨이 4.0일 때에도 Fiction으로 된 Chapter Book 위주로 읽었던 아이였거든요.   

둘째 아이는 영어 단어 노트 한 권을 채운 그다음 날, 바로 SRT를 보았고, 그 결과 리딩 레벨이 AR 2.5에서 5.0으로 급상승하여 선생님도 놀라게 해 드렸습니다. 영어 단어장 3권을 채우면서도 실력이 늘지 않고 오히려 떨어졌던 성적이 창의적 영어 노트 한 권으로 바로 해결된 것입니다.

 매일 의자에 앉아서 공부만 한다고 아이의 성적이 올라가고 아이가 행복해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부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적과 행복이 달라진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 엄마들이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힌트를 얻으셨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공부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면 이제, 아이에게 '창의적 영어단어 공부법_v2.0'응용하여 알려주고 공부 방법을 바꾸어보도록 해보세요.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단어를 중심 단어로 정하고, 그 분야의 단어를 총망라해서 탈탈 털어내 정리해 보고 소리 내서 읽으며 공부한다면 아이의 흥미도 살리면서 단어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가 생길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단어 암기도 훨씬 빨라지고 편하게 하게 될 것입니다. 이 마임드맵을 통한 공부법은 단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공부 영역에도 응용하여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옛날처럼 기계식의 단순 암기는 필요도 없고 의미도 없습니다. 어차피 금방 잊어버리게 됩니다. 맥락 속에서 단어를 외우고 기억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 든요. 


앞으로 저희 둘째가 영어에 대해 해야 할 공부는, 이미 효과가 검증된 창의적인 영어단어 공부를 계속 확장시켜 단어 수준을 높이고 넓히는 것이고, 또한 독해력과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중심 문장을 찾아보고, 작가의 의도와 생각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사건의 앞/뒤 내용에 대해 추론해보는 것입니다.

    



[이미지] Pixabay


# 자기주도학습    #공부법   #창의적공부법    #21세기역량 #리더역량 #우리아이리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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