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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ne Chaehee Kim Aug 18. 2021

창의적인 자기 주도 학습으로 통합 사고력을 길러주자

프로젝트 사례 #2 _유치원부터 초등 중학년_고양이에서 동물사랑까지

저희 아이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다 보니 고양이 카페에 여러 번 가보고 어여쁜 고양이들에 호기심이 생겨 고양이의 품종과 습성, 행태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였을 때, 동네 캣맘 협의회에 가입하여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봉사활동을 1년간 아이와 함께 했습니다. 비가 오건 날씨가 춥건 매주 저녁마다 모기에 물리면서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러 돌아다니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여러 고양이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은 동물들을 밤에 만나고 그들에 대해 더 많이 배우게 되는 '자연 속의 동물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런 후에는 고양이를 임시보호하는 좀더 적극적인 자원봉사를 2년간 하면서 아이들은 고양이의 행동 특성을 더 많이 알게 되고, 고양이를 더 많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길고양이와 체험장 동물에게 사람이 위해를 끼치는 문제를 발견하다

저희는 길고양이를 임시 보호하면서 길고양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길고양이를 헤치고 캣맘을 살해한 사건도 접했습니다. 그리고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보호소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보호소에 들어가게 된 고양이나 강아지 등 모든 동물은 2주간의 공고기간 동안 누군가가 입양하거나 임시보호하지 않게 되면 안락사 당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래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지역별 캣맘캣대디협의외에서는 사람들에게 보호소로 동물들을 데리고 오지 말 것을 계속 알린다는 것도요. 이런 사실을 할게 되면서 저와 아이는 동물 사랑과 동물을 주제로 한 책들을 읽었고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 뿐 아니라 지구 곳곳의 여러 동물들이 사람들에게 학대받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와 아이는 함께 대화하면서 우리에게는 즐거운 동물체험이 동물들에게는 고통스러운 학대의 삶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가슴아픈 동물들의 삶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요. 아이는 독서 감상문으로 자기의 생각을 정리했고, 그 후부터는 우리는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 등 동물을 학대하는 곳은 안 가기로 하고 어렵지만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이렇게 소극적으로라도 동물 사랑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길고양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품종묘 판매의 문제를 알게 되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임시보호하면서 더 좋아하게 되어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 입양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입양할 수 있는 곳들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임시보호했던 여러 길고양이들은 공통된 특징을 보였습니다. 바로  정상적이고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안전하게 자란 고양이에 비해 더 예민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처입은 경험이 길고양이를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확실히 행복하게 자라다가 버려진 점잖은 품종 유기묘에 비해서 날 때부터 길에서 자란 길고양이들은 사람과 안 좋은 경험이 있었는지 사람을 경계하고 무서워하는 정도가 심하여 보살피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고양이 입양에 대해 알아보면서 동물행동권 ‘카라’라는 시민 단체를 알게 되었고, 이들이 운영하는 보호소에 있는 고양이들도 계속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카라의 SNS 영상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기 위해 사람들이 방문하는 매장에서 파는 품종 고양이들이 가치를 매겨 비싼 값에 판매하는 상업활동의 대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펫샵'의 이면에는 고양이를 비자발적으로 교배시켜 새끼를 낳게 하여 매장에 넘기는, 동물을 경제적 가치로만 인식하는 애니멀 호더와 동물 공장이 있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카라가 보여주는 끔찍한 현장 사진과 영상을 접하고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비위생적인 동물 공장에서 대규모로 고양이와 강아지를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도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아이는 나중에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면 절대 펫숍을 이용하지 말고, PAW IN HAND나 동네 보호소에 있는 길고양이나 유기묘 중에서 데리고 와야겠다고 결심을 굳혔습니다.


길고양이를 멋지게 보여준 작품, 뮤지컬 캣츠 

우리는 길고양이의 행동에 대해 가장 멋지게 표현된 작품을 찾아 보았습니다. 가장 멋진 작품은 뭐니뭐니 해도 뮤지컬 ‘캣츠’였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오리지널 공연을 3번이나 볼만큼 좋아했던 뮤지컬이라, 저희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뮤지컬 캣츠를 보기 전에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 찾아보다가 예전에는 제가 미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캣츠의 원작이 영국의 대문호이자 시인인 T.S. 엘리엇의 시집 『캣츠』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큰 아이를 위해서는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원본 시집을, 작은 아이를 위해서는 아동용으로는 출간된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를 빌려서 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캣츠를 보았죠. 시집을 읽은  덕분에, 뮤지컬에 등장하는 길고양이들의 이름과 이야기도 낯설지 않았고, 배경이 되는 길거리 이름과 길거리 생활모습도 매우 익숙했어요. 그리고 그동안 고양이와 길고양이에 대해 오랫동안 경험하고 책으로 학습한 덕분인지 뮤지컬 캣츠에서 들려준 길고양이의 습성이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노래 가사들이 귀에 아주 쏙쏙 들어왔습니다. 캣츠 공연을 본 뒤에는 캣츠 공연곡과 대표영상을 여러 번 보고 들으며 환상적이었던 무대를 다시금 떠올렸어요. 덕분에 뮤지컬 캣츠의 노래들은 저희 아이가 즐겨듣는 노래 목록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캣츠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감상문과 일기를 쓰는 것으로 3년 넘게 오랫동안 진행한 '고양이'에 대한 장기 프로젝트 학습을 의미있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동물의 생명과 죽음에 대하여 동물권을 배우고 인권과 비교하다

그 다음에는 고양이에 대한 관심을 좀더 확장하여, 카라의 활동을 계속 지켜보고 지지하게 되었어요. 고양이 ‘공장’에는 고양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한국에는 개를 식용하는 행위가 성행중이기 때문에, 개 공장에서 많은 개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불행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현장을 급습한 카라의 영상을 통해 보면서 저와 아이는 눈물을 흘렸어요. 그리고 동물권리, 동물권과 관련된 책들을 빌려와 탐독했습니다. 동물권에 대해 알게 되자, 인권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권에 대한 책을 보면서 비교해보면서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힘이 약한 어린이의 인권과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서도 여러 책을 읽어보고, UN인권선언문을 어린이용으로 쉽게 풀어쓴 책들도 읽으면서 인권이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독서노력과 다양한 경험 덕분에,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문학작품 『샬롯의 거미줄』에 대한 슬로리딩을 하면서 주인공 펀과 아버지 애러블 씨의 초반 갈등 – 새끼 돼지를 죽이는 것이 맞는가의 문제-에 대해 저와 어려움없이 책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엄마   펀은 새끼 돼지를 얻게 되서 무척 행복했지. 그래서 이름도 지어줬고 우유도 먹이면서 키웠어. 

         그런데 애러블씨는 처음에 새끼 돼지를  죽이려고 했잖아. 아빠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아빠의 행동은 옳은 것이었을까?

아이   무녀리가 약해서 죽여왔다고 하니까, 맞는게 아닐까?

엄마   정말? 그럼 네가 펀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아? 

아이   아빠를 말렸을 거야. 

엄마   왜? 아빠의 행동이 맞는데 말린다고? 이상하지 않니? 

아이   음….

엄마   자, 여기서 사람들이 돼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지 생각해 볼까? 

         아빠는 돼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지? 

         그에 반해, 펀은 돼지를 어떻게 생각했어? 그리고 에이브리는? 

         세 명이 생각한 돼지의 모습이 같을까?

아이   다른 것 같아

엄마   그렇지? 펀네 집은 여러 동물을 키우고 있잖니. 

         그 동물들을 왜 키우고 있니?

아이  가축으로 키우고 있어. 

엄마  맞아. 그럼 애러블 씨는 왜 가축을 키울까?

아이  가축이 낳는 알이나 우유, 고기를 팔아서 돈을 벌려고 키워.

엄마  맞았어. 애러블 씨는 돈을 벌기 위해서 키우는 가축으로 돼지를
        바라본 거야. 그래서 곧 죽을텐데 많이 먹는 돼지를 키우기 위해 많은
        식비를 쓰고 정성을 쏟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거지. 

        그렇다면, 에이브리는 돼지를 어떻게 생각했어? 

아이  장난감처럼 생각했어. 

엄마  맞아. 동물을 장난감처럼 생각할 때 뭐라고 부르지?

아이  애완동물

엄마  그렇지? 그럼 펀은 돼지를 뭐라고 생각한 걸까?

아이  반려동물이야

엄마  잘 말했어. 펀은 돼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거야. 그래서 이름도 지어주고 예뻐했던 거야. 

        세 사람이 모두 동물에 대해 다르게 생각한거야. 그래서 아빠와 펀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 거지. 

        그럼, 경제적 가치가 없으니 죽여야 한다는 아빠가 옳은걸까, 아니면 생명은 죽이면 안된다는 펀이 옳은
        걸까?

아이   생명은 죽이면 안된다고 생각한 펀이 맞는 것 같아

엄마   예전에는, 특히 시골에서는 펀의 아빠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어. 

         그런데 지금은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인간에게 동물을 죽일 권리가 있을까? 동물이나 사람 모두 자연의 일부분이잖아. 

         동물도 자신의 삶을 이어갈 권리가 잊지 않을까? 

         그래서 카라가 동물권을 지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 

아이   응. 

 

이렇게 저와 작은 아이는 『샬롯의 거미줄』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표 가치인 ‘우정’ 이외에도, ‘생명 존중’과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대하며 다양한 책대화를 했답니다. 고양이를 주제로 진행한 프로젝트 학습은 다양한 체험과 독서, 그리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통합 사고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 과정은 즐겁고 진지했으며, 때로는 괴롭기도 한 진정한 놀이 과정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 학습을 교육 과목으로 정리해 보자면, 국어와 영어, 과학, 사회, 그리고 음악과 예술이 결헙된 통합 수업이었습니다. 

프로젝트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마인드맵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 고양이 장기 프로젝트 학습활동 마인드맵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융합형, 체험형 장기 프로젝트임



참조 : 동물 학대 현장은 카라의 SNS계정에 들어가면 볼 수 있음

이미지 출처 : Pixabay


# 프로젝트 학습  #고양이학습  #뮤지컬캣츠체험  #동물행동시민단체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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