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이김 Nov 17. 2021

문학과 메타버스

서울문화재단 서교예술실험센터 전시 <재활용의 날>, 김민주


서울문화재단의 LINK 프로젝트가 월요일부터 시작되었다. 새벽 4시 반까지 밤을 새워본 것이 아마 처음인 것 같다. 학창시절 시험을 위한 벼락치기에도 그렇게까지 한 적은 없을 정도로 나는 잠이 많은 사람이다.


시각 작업을 해준 친구와 나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할 수 있는 100퍼센트까지 이끌어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것을 놓겠다는, 일종의 열정과 집중력 테스트이기도 했다.



예술에선 진짜 작가의 마음에 드는 완성이란 없고 정해진 기간 내에 할 수 있는 최대한까지 하다가 떠나보내는 것이 최선인가도 싶다. <재활용의 날> 글은 웹사이트에 실려있는데 이 웹사이트도 소설의 배경을 드러내주는 쇼핑몰의 형식을 띠고 있다.



콘셉트는 이 쇼핑몰이 해킹을 당한 것이다. 사이트에 잘 찾아보면 이상하게 변형되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을 클릭하면 비밀문건으로 이동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의 표면적인 텍스트인 '친환경' 정도로만 생각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텍스트까진 가닿지 못한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작업은 사람들은 어느 층위의 텍스트까지 읽어낼까, 에 대한 작은 실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실험은 곧 이 문학 작품의 주제와도 연결된다. 에너지를 미친듯이 뽑아쓰고 지금 방전 상태의 평온함에 있다.

https://vanitas.space



웹사이트 모습


내 프로젝트의 의의는 웹진에서부터 메타버스까지 문학이 다루는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서 끝이 난다. 소설의 배경을 바탕으로 네이버 기반 메타버스 제페토에 맵을 만들었다. '바니타스 플랜테이션'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단순히 소설의 배경을 구현한 것이 아니라 글에서는 표현되지 않은 어떤 상징적 의미들이 숨겨진 맵이다. 텍스트로 표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적 의미와 맥락을 메타버스에서 추측하고 확장시키는 데서 우리의 작업은 방점을 찍는다.


제페토 맵 ‘바니타스 플랜테이션’



잘했고, 장하고, 내 안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 이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떠날 시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메타버스 : 문학의 삼위일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