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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 Nov 16. 2020

코로나 시대에 프리랜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쩐지 올해는 이상하게 일이 많더라니.


크게 영향이 없을 거라 믿었던 나에게도 코로나 여파가 왔다. 정기적으로 간행물 제작을 의뢰하던 클라이언트에게서 당분간 제작을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항공사와 여행사가 있겠지만 관광 산업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여행객이 오지 않으니 관광 홍보를 위한 간행물 제작도 자연스럽게 멈춰버린 셈이다.

당장 홍보를 할 대상이 사라져 버린 간행물은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당장 올 겨울호 제작이 중단되어버렸다. 잠시 멈추는 거라고는 했지만, 사실 나는 이러다 영영 멈춰버릴까 봐 내심 불안하다. 프리랜서를 시작하며 가장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자 나의 유일한 고정 수익인데. 1년 치로 보면 제법 큰 금액인 이 일은 물론 금액도 금액이지만, 하루살이 같은 프리랜서 생활에 유일하게 안정감을 주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아무리 불안해도 버텨볼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존재였단 말이다.

결국 기약 없는 소식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이 시작되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마치 일어날 것처럼 걱정한다.

지금 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들은...


당분간이라고 했던 제작 중단이
앞으로 쭉 계속되면 어떡하지?
코로나 장기화로 외주 고용이 줄면 어떡하지?
그럼 나에게 일을 안 줄텐데.
올해는 이렇게 넘어가더라도,
당장 내년에 일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지?



나도 힘들고 클라이언트도 힘들고.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 담당자분과 근황 토크를 나누다가, ‘그래도 IT 쪽 분야는 코로나와 상관없이 오히려 더 잘 나간다더라’라며, 우리도 이참에 직종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는 씁쓸한 농담을 서로 주고받았다. 당연히 직종을 바꾸자고 한다고 쉽게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요즘은 아주 가끔 ‘정말 분야를 더 넓혀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주로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체를 10년 넘게 작업해온 나로서는 당장 묘안이 없다. 이제 와서 직종을 바꾸기도 쉽지 않고, 그런 모험을 하기엔 나는 안정이 더 필요하니까. 이럴 때마다 돌아오는 생각은 ‘하던 거나 (더) 잘 하자’. 할 수 있는 일을 끝까지 어떻게든 하며 버텨보는 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 대표 대형 여행사도 어렵고, 작은 중소기업도 어렵고, 나의 클라이언트들도 어렵고, 하다못해 거래처인 을지로 인쇄소 마저 어려운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어렵다는 이야기를 연초에 시작했는데 벌써 연말이다. 이 징글징글한 코로나는 올해를 가득 채우는 것도 모자라서 내년, 아니 내후년까지 길게 이어질 거라고들 한다. 클라이언트 회사의 직원들은 이미 한참 전부터 많은 직원들이 휴직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제 고용유지 지원금마저 끊기면 퇴직을 시켜야 할지도 모른단다.


주변의 어려움이 이제는 남일 같지 않아 안타깝고, 또 한편으론 참담하다. 머지않아 나에게도 일어날 것만 같아서. 직원들도 퇴직시키는 마당에 내 자리가 안전할 리가... 하아. 아직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인데 당장 고정 수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역시 한 치 앞도 계획할 수 없는 게 프리랜서 인생이었어...



계속될 코로나 시대에

과연 나는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쩐지 올해는 이상하게~ 일이 많더라니~
왠지 다가오는 겨울은 꽤 추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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