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다이어리
꼭 그것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끝까지 써본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엄청 좋아하는 디자인도 아닙니다. 게다가 거길 너무 좋아하고 제일 맛있어서 가다 보니 우연히 모아진 것도 아닙니다. 너무너무 예뻐서 꼭 받고 싶다고 생각한 것 또한 아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한 권 씩은 꼭 생기는 것. 올해도 가져버리고만 스타벅스 다이어리입니다.
올해는 정말 필요 없다고 말했는데 어쩌다 보니 또 생겨버렸습니다. 프리퀀시가 차곡차곡 모이고 있으니 한 권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어떤 게 좋은지 한 번 보라는 그의 말에 제일 가벼워 보이는 핑크색이면 되겠다 대답했는데 모은 프리퀀시를 나에게 보내줬습니다. 그게 그 뜻이었나. 난 그냥 가져오면 한 권쯤은 받아보겠다 한 건데.
어쨌든 미션 음료 3잔 포함 총 17잔의 커피컵 스티커가 생겼습니다. 올해는 그냥 가서 ‘저 프리퀀시 다 모았는데 다이어리 주세요’ 하는 게 아니라 미리 수령할 매장을 지정하여 예약 후 방문해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사실 어쩌면 작년에도 이랬을지도)
기왕이면 12월 첫날에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으면 내년을 계획하는데 좋겠다 했는데, 수령 가능 날짜가 12월 2일로 나왔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1일 이전에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굳이 멀리까지 가서라도 받아왔을 텐데, ‘뭐 어때, 2일도 괜찮네. 제일 가까운 매장에서 받아야지.’ 하면서 그냥 2일이 되도록 그냥 기다렸습니다.(그래 봤자 4일 정도였지만,)
그렇게 받은 다이어리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습니다. 얇고 가벼워 좋아 보였던 것은 핑크와 블루 중 선택이 아니라 두 권 모두 받는 것이었습니다. 1년을 얇게 한 것이 아니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진 것.
“두 권 다 주시는 거예요?”라고 묻는 내가 얼마나 웃겼을까요.
이젠 이런 것도 잘 모르고 너무 아줌마 같다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뭐 그러면 어떤가 하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아줌마면 어떻고 아가씨면 어때요, 올해도 나는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생겼고, 또 같은 결심을 했습니다.
내년엔 끝까지 한 번 써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