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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cos Jul 10. 2015

밤의 비행기들

비행기와 나의 거리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공항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김포공항으로 간다던지 인천공항으로 간다던지 아니면 그곳에서 어딘가로 떠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끔 고개를 들어보면 하늘에는 비행기가 어디론가항상 날아가고 있다.

 특히 밤하늘에는 암흑속에 별빛처럼 빛나는 라이트와 주기적으로 깜빡이는 빨간 불빛 덕분에 한결 하늘의 비행기를 찾기가 쉬워진다. 
 

그 비행기와 나 사이의 거리를 따져보면 얼마나 되겠냐만-실제로 내가 사는 곳은 공항에서 가깝기 때문에 비행기들은 꽤나 저공비행을 한다- 밤하늘 비행기의 앉아있는 어느 승객과 지면에서 비행기를 바라보는 나와의 처지를 비교하니 그건 거리와는 아무 상관없이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그건 신체적인 거리라기 보다는 감정적인 거리다.   

나는 비행기를 보지만, 비행기의 어느 승객은 나를 보지  못할뿐더러 내가 어딨는지도 모를 것이다. 나는 수많은 불빛 속에 존재하는 겨우 하나의 불빛이거나, 천지를 감싸고 있는 어둠 속에 있는 그냥 하나의 존재일 뿐이고, 어느 승객의 시야에서는 나는 암흑일 것이다. 그래서 비행기를 바라보며 나
는 비행기의 한 좌석을 차지한 채, 조그만한 창문을 통해서 밖을 바라보는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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