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새 가장 많이 접속하는 SNS는 단연코 인스타다. 가끔 딸아이와의 일상을 기록하거나 외출했을 때 사진을 올리며 글을 남긴다. 대부분은 내 취향의 인친들의 피드를 구경하거나, 탐색탭에 뜨는 피드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스레드라는 것이 처음 생겼을 때, 보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떠서 매우 거슬렸다. 뭐지? 싶어 호기심에 어플을 깔고 구경을 했는데 낯설고, 별로 재밌단 생각이 들지 않아 바로 어플을 지웠다.
다만, 끊임없이 내 인스타 피드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스레드 글에 짜증이 밀려 올라왔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고, 다양한 사람들이 스레드를 사용하기 시작해서인지? 단 몇 줄만에 호기심 때문에 꼭 눌러봐야 하는 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개, 두 개 보다가 이제는 인스타보다 스레드 글을 연이어 홀린 듯 보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스레드를 보다 보면 내면의 불안이 올라올 때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이런 글을 접할 때다. '스친이들 생각은 어때?'라며 어떤 상황이 주어지고, A와 B 중에 더 잘못한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류의 글들.
내가 아는 상식에서 내 나름의 답을 내리고 댓글창을 열면, 가끔씩 내가 생각한 상식이 대중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마주할 때가 있다. 모두의 입장은 차이가 있고,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더라도 내 의견이 소수의 의견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혼란스럽다.
생각해 보면, 그런 감정은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며 자주 느꼈던 것 같다. 내 세상의 상식이 그의 세상에선 결코 상식이 아니었던 수많은 대립들. 다시금 세상은 고정된 하나의 실체가 아닌 무수한 사람들이 그려내는 가상세계들의 부딪힘이구나 싶었다. 우리가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모두가 실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던 것.
스레드를 보며 내가 스스로에게 되뇌었던 말은 일상에서도 우리 모두가 같은 생각을 공유할 것이라 착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생각의 여유공간이 에어백처럼 불시의 사고에서 나를 보호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