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coach Sep 16. 2022

능력을 믿고 제 멋대로인 직원 어떻게 하죠?

Feat. 탑건매버릭


추석은 무탈하게 보내셨나요?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이런 추석 인사말 메시지 중에 무탈하시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제일 와닿아서 저도 한번 해 보았습니다. 추석은 무탈하게 보내셨나요?


얼마 전 탑건 매버릭을 봤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리더십과 조직 운영에 관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보실 분들은 다 보셨겠지만 혹시 영화를 아직 안 보셨고, 볼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글은 영화 탑건 매버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1. 능력이 최고인데 제멋대로인 직원

미국 군대는 한국 군대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군대는 적어도 상명하복이 분명한 조직입니다. 그런 조직에서 매버릭은 제 멋대로 굴고 상사의 명령을 어기지만, 전투기 조종 실력이 좋기에 탑건이라는 미군 내 최고 파일럿들이 모여서 훈련받는 기관에 보내집니다. 탑건 내에서도 매버릭의 실력은 상위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 멋대로입니다. 탑건 매버릭 이전에 탑건이 있습니다. 탑건을 보는 내내 매버릭이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너는 실력이 있지만 위험해.' 아이스맨의 말에 완전히 동감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동료들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동료들과 상사들에게 보여주고자 명령을 어기고 때로는 동료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조직원의 우수함이 조직에 위험을 끼치기도 합니다. 조직 리더들은 그들의 능력을 가져가야 할지, 조직의 팀워크를 가져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조직이 작을 때는 그 튀는 능력으로 인해 조직이 성장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약 중요한 순간에 그 사람을 잃게 되면 조직은 무너집니다. 군대는 쉽게 제대를 결정하지 못하지만 요즘은 쉽게 이직을 합니다. 특히나 우수한 능력을 가졌다면 이직하기는 더 쉬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직 리더들은 더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니까 제삼자의 입장이니까 매버릭이 보이는 것이지 제가 그 상황에 함께 있었다면 왜 저렇게 매버릭만 싸고도는 거야? 능력만 있으면 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능력이 좋아서 제멋대로 구는 직원을 용납해 준다면 다른 조직원들은 다양한 이유로 문제 제기를 할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매버릭이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내며 그런 뒷이야기는 없어 보이지만 실제 조직에서는 영광의 한 순간보다는 상처받고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사실 매버릭은 결국 끝까지 원하는 대로 했습니다. 그 능력을 따를 자가 아무도 없었거든요. 아무도 못해내는 일을 해내서 여러 목숨을 살리고 나라에 충성했습니다. 전투조종사는 군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자신의 실력을 믿고 다른 나라로 떠나지도 않았습니다. 


탑건에서는 구스라는 매버릭의 동료가  탑건 매버릭에서는 아이스맨이 매버릭이 멋대로 구는 것을 조절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매버릭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능력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믿어주고 이끌어 주었습니다. 구스는 자신의 능력을 무모하게 펼치려는 매버릭에게 조금 더 안정적으로 비행하자고 조언합니다. 그 말을 듣고 매버릭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킵니다. 교육자로 가기 싫다는 매버릭을 아이스맨은 설득해 누구보다도 훌륭한 교관으로, 실무자로 계속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니 조직을 떠나지 않고(쫓겨나지 않고) 그 안에서 필요한 역량을 계속 발휘하며 끝까지 자신의 역량을 펼쳤습니다.  


조직은 혼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팀으로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을 조직원들에게 인식시키고 조직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아내고, 알아낸 것들을 실행하기 위해 조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리더의 몫입니다. 구스와 아이스맨이 그랬던 것처럼 말일죠. 때로는 부탁하고, 때로는 명령하고, 때로는 업무 외 시간을 보내고 조력자들을 붙여주고 혼자 두기도 했다가 여럿의 무리 속에 일부러 보내기도 합니다. 신뢰하고 애정 하는 마음으로 조언하고 이끌어서 모두가 성장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을 더 빛나게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알려 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할지를 찾아내야 합니다. 튀는 사람에게는 팀과 함께 하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에 불만을 품은 조직원들에게는 성장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예전엔 경쟁 구도를 만들어 경쟁시키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각 조직원들의 목표를 듣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것을 돕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2. 실무 능력이 최고인 직원이 계속해서 실무만 하고 싶어 한다면 

매버릭은 여러 가지 훈장을 받았고 비행능력에 있어서는 최고지만 조직은 운영하는 리더십을 가지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실무를 해서 캡틴으로 남습니다. 하지 말라는 실험을 하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실험을 통과해 냅니다. 그러나 리더는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조종을 계속하고 끝까지 전투기 조종사로 남기를 원합니다. 리더를 하지 않으려면 제대를 해야 하지만 매버릭을 믿어준 아이스맨 덕분에 실무 자리에 남아 있게 됩니다. 아이스맨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제독이 매버릭에게는 명령하는 하고 매버릭은 수긍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런 얘기 들어 보신 적 있을 겁니다. 기수 낮은 사람이 조직의 리더가 되면 그 윗 기수 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이요. 미국은 문화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매버릭이 후배들이 자신의 상사가 되어도 계속 조종사로 남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알기 때문에 자격지심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후배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습니다.


조직에서는 실무 능력이 좋고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사람에게 리더를 맡깁니다. 그런데 종종 그런 분들 중에 실무만 끝까지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조직을 매니징하고 리딩 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며 에이전시로 옮겨가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에이전시로 옮겨도 아마 실무만 계속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영업을 하고 후배들을 양성해야 하는 것은 에이전시에도 똑같거든요.   


내가 맡은 일만 하는 게 편해, 시키는 일만 하고 싶어, 누군가를 돕고 키우는 것은 나와 맞지 않아, 책임지고 싶지 않아, 결정하고 싶지 않아 등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 가지 이유를 가만히 따져서 정말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왜 그런지를 계속 물어서 자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리더를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워합니다. 실무는 경험이 많으니 언제든지 자신이 솔루션을 만들 수 있지만 리더로 매니징은 경험이 없으니 자신이 없고 시작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겁니다. 실무라면 무엇이 잘못되고 잘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지만, 조직 관리는 잘되고 있는지 문제가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맞습니다. 사실 프로젝트보다 사람이 더 어렵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듯 세상에 완벽한 리더는 없습니다. 리더도 실패를 하고 실수를 합니다. 조직원들이 실수하듯 말이죠. 그러니 조직원들과 리더는 서로의 실수를 용납해 주고 같이 성장해 가야 합니다. 생각해보니 리더에게 바라는 것이 많았던 조직원일수록 리더가 되기를 두려워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그런 리더가 자신도 되기 어렵다는 걸 마음속으로 두려워하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리더가 되기를 어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내 삶의 리더입니다. 리더가 혼자 다 책임지고 결정 내리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함께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고 같이 해나간다는 마음이 조직원들과 예비리더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리더도 실패하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영화를 보고 기쁨을 얻었을 중년들을 생각했습니다. 매버릭은 비행능력이 우수한 그 어떤 젊은이보다 우수합니다.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아무도 통과하지 못한 테스트 과정을 매버릭은 통과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영화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그 장면입니다. 영화관을 떠났던 장년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모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탐 크루즈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 탐 크루즈가 자기 관리를 그렇게 해 오지 않았다면 탑건 매버릭은 기획조차 되지 못했을 겁니다. 무려 36년 전에 찍었던 영화에서 정말 실제 인물이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보이도록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탐 크루즈가 자기 관리를 잘해 온 덕분이었습니다. 나는 그렇지 못해도 탐 크루즈에 나를 대입하면 가슴이 뛰고 나도 저렇게 멋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조직만 관리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개인도 열심히 자기를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간이 흘렀을 때 정말 멋진, 내가 원하는 모습의 누군가가 될 수 있습니다. 



JAY coach : https://url.kr/z3qt5v

작가의 이전글 퇴근 후 연락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