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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lazy Nov 03. 2021

문서에 대하여

필요 없었으면 좋겠는데 필요 있는 것


 회사에서 다루는 문서에도 중요도라는 것이 있고 그 중요도는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느냐와 어떤 사람들에게까지 공개되느냐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팀원들끼리 공유하는 문서, 팀장까지 공유하는 문서, 사업부의 총책임자까지 공유하는 문서, 대표에게까지 공유하는 문서 등등.. 위로 올라갈수록 문서 안에 명시되는 규칙들은 늘어난다. 왜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아하! 하고 단번에 이해해야 하니까.


 간혹 가다 문서 작업을 그냥 필요 없는,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단정 짓는 사람들이 있는데 (물론 그런 상황들도 자주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문서의 역할은 의사소통을 더 원활하게 해 주는데 목적이 있다. 문서가 아닌 구두로 일을 진행하게 되면 그 자리에 없던 사람들에게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하는 개 빡치는 상황이 반복된다. 나도 사람인지라 전달하는 내용도 전달을 할 때마다 달라질 것이다. 그럼 또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내용이 달라져 가족오락관이 돼버리겠죠?

대환장 파티

 그래서 문서로 작성을 하는 것이고 그냥 백지에 작성하기에는 뭐부터 써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양식을 만들어 각각의 양식에 맞는 내용을 작성하게 된 것이다. 가이드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문서 양식은 회사 내부 사람들끼리의 약속과도 같은 것이라 굳이 항목을 읽지 않아도 아 이 자리는 개요가 쓰여 있겠군 이 자리에는 요청 사항이 쓰여 있겠군 이라는 함의가 있어 더 빠르게 내용을 숙지하는 게 가능하다. 문서는 계속 누적이 되니 문서마다 폰트나 크기가 달라지는 걸 지양하는 것도 요론 맥락인 것. 


 스타트업이나 좀 더 유연한 사내 문화를 가진 회사들에서는 이런 류의 문서 양식은 많이 사라지고 있는 편이기는 하나 기안, 혹은 품의서로 불리는 문서들에는 여전히 양식이 존재할 것이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모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양식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양식에 너무 목을 매는 것도 꼴 보기 싫기는 하나 위의 연유들로 인해 그렇겠거니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줄이자. 문서양식에도 맥락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하면 화날 일이 조금 줄어들고, 실수할 일도 줄어든다. 

침착해, 숨 쉬어.


앞서 이야기했듯 문서는 ‘누구에게 까지 공개되느냐’에 따라서 작성 규칙이 더 정교해진다. 더 높은 사람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양식이 더 중요한 게 아니라 몇 명의 사람들이 봐야 하느냐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게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내가 쓴 문서는 곧 내 얼굴이다. 회사가 쓴 문서는 곧 회사의 얼굴인 거고. 얼굴에 똥칠하지 말자. 보통 사내에 양식이 구비되어 있는 문서의 경우에는 똥칠 발발이 잘 일어나지 않는 편이긴 하다. 문제는 메일 쓰기인데.. 이것은 다음 편에서 소상히 언급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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