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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lazy Oct 27. 2021

경력직 채용

사기 금지


 구직 사이트에 수두룩하게 쌓인 경력직 채용 공고를 보며 깊은 고민에 빠진다. 과연 이들 중 몇 개의 회사가 ‘경력직 채용’이란 단어의 조합을 적확하게 쓴 것일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 “경력이 있는 직원을 뽑는다”는 지극히 사전적인 뜻으로 말이다. 특히 “경력”이라는 단어를.


 10개의 회사 중 5개~6개, 50~60%의 확률로 ‘경력직을 뽑는다’라는 말을 단순히 “일을 어딘가에서 해 본 애를 데려다 우리 회사에 앉혀 놓으면 알아서 잘 하겄지.”라는 의도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 근데 이게 단순해도 너무 단순하다.


 경력직은 여러모로 봤을 때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경력직을 선호한다. 빠른 성장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은 신입을 가르칠 여력이 없어 그렇고, 성장이 둔화된 중소기업은 가르칠 여력 혹은 능력이 없어서 그렇다. 두 종류의 회사 모두 입사와 동시에 실무에 투입해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길 원하지만 중소기업은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연봉을 깎으려 하는 도둑놈 심보를 갖고 있다. (좋소기업이라는 콘텐츠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물론 아닌 회사도 있겠죠. 있다면 연락 좀 주세요. 010...


물론 예외도 있다. GOP(Gross Operation Profit)가 아름다운 상승 곡선을 이루는 회사라면 가능하다. 각각의 조직이 규모가 커져 기존 인력+새로운 TO가 나는 경우라면 낫밷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런 회사 저도 꼭! 가고 싶습니다!


 다시 대부분의 회사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들이 경력직을 채용할 때 간과하는 것이 있다. 경력직을 뽑는다는 건, 특히 5년 이상의 경력직을 뽑는다는 건 “당신이 5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축적한 눈으로 보이지 않는 노하우들을 존중합니다. 그것들을 우리 회사에서도 한 번 써주세요.”라고 제안하는 것과 같다는 것. 앉혀 놓으면 어련히 잘하겠지,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경력직이 알아서 잘하게끔 독려하기 위해 그가 지금까지 일 해 온 방식을 이 회사에 접목시키려고 하는 시도를 받아들이려는 회사의 마인드셋도 필요하다.


경력직 신입의 시도를 100개 중 10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는 “날 대체 왜 뽑은 거임?”의 상태가 되어 회사와 충돌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하는 지옥불 퍼레이드가 시작되는데...

아니야.. 그거 괜찮은 거 아니야..

 누구 하나 죽을 때까지(내가 다른 회사를 찾아 떠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고통의 패턴을 반복하게 되는 것. 그러니.. 그런 식으로 “무조건 회사에 맞춰!”라고 강요할 거라면 신입사원 뽑아서 시간과 노력 투자해 키우는 게 맞다. 애꿎은 경력직 뽑아서 사람 환장하게 하지 말기.

잡 디스크립션 편에서도 이야기했듯 구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래도 최악은 아닌’ 회사를 찾아내는 선구안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사기꾼이 너무나도 많고..

 그렇다면 플랜 B로 일단 입사 후 일주일 정도 각을 잰 후에 빠른 손절을 하도록 하자. 고민하다가 어영부영 6개월, 1년 시간이 흐른 후 박차고 나오면 경력 기술서에 빵꾸만 날 뿐이니.

 이상, 자기소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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