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쓸 거면 전화로 해
문서의 의미는 말 그대로 글자가 쓰인 종이이다. 지금은 종이와 화면 두 가지로 나뉘지만 어쨌든, 회사에서 통용되는 '문서'란 휘발되지 않는 텍스트라고 정의 내려도 될 듯하다. 입으로 내뱉는 내용들은 금세 사라져 버리지만 텍스트로 작성을 하는 순간 그 내용은 어딘가에 남는다. 종이가 됐든 하드가 됐든. 그만큼 텍스트로 무언가를 작성할 때는 입으로 내뱉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고민을 하게 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이전의 “문서에 대해”편에서도 말했듯 바깥으로 나가는 메일이건, 회사 내부에서 공유하는 문서이건 간에 문서는 내 얼굴이자 회사의 얼굴이다. 사사롭게 보내는 카톡이나 개인용 클라우드로 쓰는 메일로는 똥을 싸든 설사를 하든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나 회사의 이름을 다는 순간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한다.
회사를 다니고 업무를 하면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툴이 메일일 것이다. 아주 빈번하게 사용하는 툴이지만 기본적인 메일 작성법이나 작성 예의에 대한 것을 가르치는 곳은 많지 않다. 100개의 회사 중 1, 2개가 가르칠까. 사실 메일 작성방법은 사수가 걸어주는 CC로 보고 대충 눈치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똥 같은 메일 작성법을 구사하는 인간들도 생각보다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첫인사와 끝인사 없이 한 줄로 ‘OO건 백데이터 요청드립니다’라는 요청 메일을 보낸다던가 본문 내용 없이 첨부파일만 덜렁 넣어서 보내는 류가 그러하다. 아주 극단적인 예시로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실제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이딴 식으로 메일을 보낸다는 것은 “나는 너에게 이 메일을 보낼 때 1도 고민을 하지 않았으며 사회생활 예의 따위는 밥 말아먹었다,”라는 것을 증명한다. 만약 네가 회사를 굴리는 대표라던가 총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면 인정.
적어도 인사와, 통성명 정도는 하는 기본 예의를 갖추자.
기억하자.
헤드에는 인사와 통성명,
푸터에는 영혼 없는 감사 합니다, 같은 류의 인사 한번 더 쓰기.
여담이지만, 나는 정말.. 메일 쓰는 예절을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가르쳤으면 좋겠다. 메일 알람 울려서 클릭했다가 킹 받는 상황이 벌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친구는 아니잖아요. 친구 아닌 사람들끼리 빤쓰 벗은 모습은 보이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