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절대로 프로강사가 될 수 없는 이유
피노키오가 “자 보세요! 지금부터 제 코가 늘어납니다.”라고 말했다면 그의 코는 늘어나야 할까? 아니면 늘어나지 않아야 할까? 만약 코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방금 그의 말은 거짓말이 되기에 코는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코가 늘어나게 되면 아까의 말은 다시 진실이 되기에 코는 늘어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코가 늘어날 거라고 말했던 피노키오의 말이 거짓말이 되기에 코는 늘어나야 한다.
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무슨 피노키오 ‘코’ 이야기에 머리가 아파야 하나 싶다면 강사의 이야기는 어떨까?
“요즘 강사들은 거짓말을 쉽게 해..아무 말이나 검증도 안하고 막 만들어서 한다니까!”
라고 말하는 ‘나잘난’ 강사.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말을 한 본인도 강사이기에 자신도 쉽게 거짓말하는 사람에 포함되어 버린다. 그럼 그의 주장은 거짓말이 되기에 요즘 강사들은 거짓말을 쉽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거짓을 말하지 않은 ‘나잘난’ 강사의 주장은 진실이 되기에 결국 요즘 강사들은 거짓말을 쉽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 된다. 우리 ‘나잘난’ 강사는 그의 이름대로 정말 잘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강의하는 강사의 시대이자 쉽게 강의를 접하는 강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명강의의 탄생#1 - 강사의 시대 & 강연의 시대-> (https://brunch.co.kr/@18580/1)
날로 커지는 강연시장 규모만큼이나 많은 강사들이 ‘명강사’와 ‘프로강사’를 꿈꾸고 강의를 시작 하지만 쉽게 그 꿈을 이룰 수는 없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그 꿈을 이룰 수 없는 이유 이뤘다고 착각하는 이유 는 바로 역설, 이 패러독스 때문이다.
중국 초나라에 창과 방패의 이야기처럼 모순(矛盾)된 논리를 펴서 참이나 거짓이나 모두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누구나 쉽게 ‘프로강사’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이처럼 뭐가 프로인지, 또 어떻게 하면 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당신이 프로강사가 아니라면 당신은 프로답게 강의할 수 없다. 만약 당신이 프로강사라고 하더라도 ..
‘프로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프로강사라면 당신은 프로답게 강의할 수 없다.
지금까지 당신은 프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 어떤 방법으로 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는가? 어떤 생각이 머리에 탁!하고 떠올랐다면! 이제 그 고정관념을 살며시 내려놓아보자.
프로(Professional)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도 많은 강사들이 프로가 되기 위해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식과 기술’이란 측정이 불가한 ‘질(質)’적 가치이기에 조금 애매하다. 그래서 프로강사의 정의를 측정 가능한 ‘양(量)’적 가치로 표현하기 위해 결국 강의하고 받는 강연료, 즉 강의 수입을 그 기준으로 정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수입이 많다.’ 라는 기준도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에 저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정하고 고액연봉자를 프로강사의 다른 모습으로,그렇게 인식하고 활동한다. 이렇게 수입을 전문성의 척도로 정하는 기준에 동의하는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다. “강의를 잘하니까 바쁘고, 바쁘니까 돈을 많이 벌었겠지” 라고 말이다. 고수익을 올리는 강사는 정말 프로답게 강의 하는 강사일까?
A강사는 하루에 362,300원 어치의 강의를 1년 내내 꼬박해서 억대연봉이 되었다.
B강사는 이틀에 한 번 724,600원 어치의 강의를 해서 억대연봉이 되었다.
그럼 이 둘은 같은 가치를 지닌 강사라고 할 수 있을까?
또 1시간에 50만원을 받는 강사와 같은 강사료를 2시간 동안 강의하고 받는 강사가 있다면 이 둘은 같은 수입의 같은 가치를 지닌 사람인가? 강사료라는 수입이 얼마인가로 강사의 수준을 정하는 ‘결과론적 접근’은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1차원적 접근이다. 이런 잘못 된 접근은 ‘좋은 강의’가 아닌 ‘매우 바쁜 강사’를 양산하게 되고 결국 자신의 ‘전문분야, 관심분야’보다는 ‘많은 강의 기회’가 더 중요한 비정규 프리랜서 강사를 만들어버릴 수 있다.
비수기에는 어떤 강의자리가 있는지 검색에 매달리고 어떤 강의 콘텐츠가 강의 기회를 만드는지 궁리하는 강사가 과연 프로다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 경험을 쌓는 것은 의미가 있겠지만 스스로 프로강사라고 인식한 후에도 여전히 수익에 집착한다면 그건 좀 없어 보이지 않을까?
유영만 교수는 강사의 전문성 개발을 ‘기술, 지식, 능력의 탁월함을 넘어서 덕(Virtue)을 행위로 표출시키기 위한 일체의 능력 발휘’라고 정의하고 ‘도덕성’이 기반 된 전문성 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15). 단순한 강의력이나 그로 인한 강의 수입이라는 1차원적 접근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학습을 주체적으로 이끄는 윤리와 도덕의 차원으로 접근한 것이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와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 강사는 공통적으로 한자 표기에 ‘스승 사(師)’자를 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만들고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더 잘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의사와 강사인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병원이 좋은 병원이라면 자본을 기반으로 훌륭한 시설과 유명한 의료진,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병원이 그러한 병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좋은 의사의 기준이 진료를 많이 해서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이라면 슈바이처 박사나 나이팅게일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존재하는 법이다. 자연에도 인과관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고수익, 억대연봉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 검사나 변호사와 다르게 의사와 강사가 스승사를 그 의미로 쓰는 이유는 성과를 이뤄가는 과정에 윤리와 도덕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결국 그 기반 속에서 좋은 성과가 나기 때문이다. 정말 그러하냐고? 물론 그렇다.
스스로 프로강사라고 생각하면서도 모순(矛盾)에 빠져 있다면 여전히 프로강사가 될 수 없다.
이에 윤리를 베이스로 한 전문성있는 강사가 어떻게 프로강사가 되는지!!
프로강사 패러독스 다음 편에서 반드시 그러하다고 주장하기 위해!!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