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닦다. 강의 가기 전에 생각을 닦다.
간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강의 장소가 명동역 부근이라
로젠탈 사무실이 위치한 성수역에서
꽤 가깝기 때문입니다.
전철역 앞에 다다랐을 때
구두수선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몇 번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만
오늘은 무의식 중에 '한 번 들릴까?'하는
생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지요.
사실 제 눈에는 지금 구두상태도
나쁘지 않은 색과 광을 가진 것으로 보였습니다.
몇 군데 작은 '쓸림'이 보였지만
어제도 이 구두를 신고 충주에 가서
잘~하고 왔기에
굳이 지금 성수역 앞에서 가는 길 멈추고
구두 클린 타임을 갖지 않아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무언가에 휩쓸려 안으로 들어섰고
이내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 신었습니다.
그렇게 쓱 건네드리니 성수역 구두장인이
제 정성스럽게 구두를 닦아주십니다.
그렇게 쓱~쓱 싹~싹 몇 분이 흘렀을까요?
건네진 제 구두는 아까와 확연히 다르게
아주 환한~얼굴로 빛을 내고 있네요.
그러고는 생각합니다.
원래 이렇게 반짝였나?
원래 이렇게 색이 진했었나?
구두를 닦기 전에는 몰랐었네요.
원래 이런 모습이었는지.
원래 이 정도로 멋졌는지를 말입니다.
안 닦아도 다니는 데 문제는 없었는데
닦고 나니 한결 걸음이 힘찹니다.
안 닦았을 때는 필요한지 몰랐는데
닦고 나니 앞으로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와중에 직업병이 도져서
이게 내 삶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이 에피소드를 강의에 어떤 식으로 녹여볼까?
했습니다만
(훗. 나란 남자)
그냥 안 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하고 나니 그 가치를 새삼 깨닫는
그런 작은 경험으로 넣어두렵니다.^^
3,000원을 투자한 작은 변화가
꽤 좋은 기분을 갖게 하네요.
우리 모두 자주 안 신던 구드를 꺼내들고!
구두 닦으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