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 애착과 성향의 단점이 만들어낸 ‘고집’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2 3화의 주인공 중3 가온이는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였습니다. 미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스스로도 그 배경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죠. 문제는, 바로 그 자부심이 성장을 막는 벽이 되고 있었습니다. 공부에 대해 자기만의 기준이 뚜렷하지만, 한국 공부 방식은 낡고 비효율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가온이는 어떤 성향이길래 이렇게 고집이 세고, 미국 사대주의에 빠져 있을까요?
우리는 성향의 4가지 요소, 불, 바람, 물, 나무 중 1~2가지를 유전적으로 타고납니다.
불의 성향.
강한 자기주장, 빠른 생각과 행동력, 빠른 포기, 쌘 고집.
바람의 성향.
유머 감각, 높은 사회성, 끈기부족, 짧은 집중 시간.
물의 성향.
온순함, 배려심, 높은 불안, 부정적 감정 표현 억제.
나무의 성향.
꼼꼼함, 원칙 중시, 매우 높은 불안, 지나친 정확성 지향.
가온이는 ‘불의 성향’을 타고났습니다. 목표가 분명하고, 추진력이 좋으며, 목표한 일엔 불 같이 파고들고, 자신감을 느끼는 분야에서는 엄청난 발전을 이뤄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단점으론 고집과 자존심이 세고, 꼼꼼하지 못하며, 맥락을 이해하면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착각하며, 무엇이든 납득이 가야 받아들이고, 우쭐대는 걸 좋아합니다. 솔루션 도중 계산 실수를 연발한 것도 꼼꼼하지 못한 성향 탓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귀국한 지 5년이 넘었음에도 미국 사대주의에 빠져 있었죠. 자신이 ‘우월하다’고 믿었던 미국식 공부 방식만을 고집하며, 한국식 문제풀이 방식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고 있었습니다. 가온이는 부모님의 권유는 듣지도 않은 채 '누구로부터도 통제받기 싫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고집을 부린 이유는 성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가온이의 내면에는 집착형 불안정 애착이라는 그늘이 자리 잡고 있었죠.
가온이는 과거 스스로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어린 시절 경험이 불안을 만들어냈고, 그 불안으로 인해 자기 통제력이 부족해지게 되었죠. 부족해진 자기 통제력으로 인해 성향의 단점인 고집, 자존심, 강한 자기주장이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불안정 애착이 있는 불의 성향의 아이들은 모든 것을 ‘내가 납득할 수 있어야만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하고, 자신이 익숙하지 않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 말에는 본능적으로 반항하게 됩니다. 자기중심적 사고가 더 강해지죠. 그 결과, 성향의 모든 단점이 훨씬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발전 욕심이 있는 불의 성향의 사람들은 존경할 수 있는 대상, 배울 점이 많은 대상을 좋아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수학 1타 선생님인 정승제 선생님의 말에는 귀를 열고,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했던 것이죠. 정승제 선생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 끝에 가온이는 수학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고, 수학의 재미를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매일 카톡으로 꼼꼼하게 가온이의 질문에 답을 해준 것도 솔루션이 거의 성공할 뻔한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가온이는 심리 치료가 시급해 보입니다. 학원 가라고 설득하기 앞서, 불안정 애착을 먼저 치료하는 심리 상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형편없는 수학 성적과 혼자 공부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가온이의 마음이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가온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습니다. 이번 출현을 통해 가온이가 조금 더 주변 어른들의 조언을 듣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온이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집을 피우지 않도록, 심리 상담을 꼭 병행해야 합니다.
가온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아이의 고집 뒤엔 무엇이 있는가?"
"공부 방식보다 먼저 살펴야 할 건
성향과 감정이 아닐까?"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때, 성적이 안 오를 때,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고치려 드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성향의 단점이 극대화되는 배경에는 불안이 있는지, 자존심 뒤에 외로움이 숨어 있는지, 부모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어떤 방식이든 아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훈계와 채벌로 가르치기보다, 아이의 하루를 함께 관찰하고, 실수 하나하나를 차분히 짚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아이의 성향적 단점을 다듬고, 내면의 불안을 잠재우는 느리지만 확실한 교육입니다.
공부는 아이 혼자 하지만,
공부하는 환경은
온 가족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공부는 성향,
다면적 학습 성향 분석가
맨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