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이번 추석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 “
추석 한 달 전부터 계속하시던 말씀이다.
이번엔 나도 몸이 안 좋고 너도 몸이 안 좋으니까
음식 하지 말아라.라고 하셨다.
아, 그리고 몸이 안 좋을 땐 산소도 가는 거 아니다. 라 하셨다.
그리고 한 달 뒤,
추석이 시작된 토요일 새벽, 남편과 시어머니는 시아버지 산소를 다녀오셨고 집에 오늘길에 남편이 LA갈비 45근을 사 왔다. “이번엔 이 것만 하래.”
아, 그리고, 아저씨는 추석 때 낚시 가신다는데, 작년처럼 우리 집에서 식사하면 어때?
………..
나는 이번에도 속았다.
한 달 전엔 날 위했지만,
추석 전날엔 날 위해줄 수 없는
난, 그저 이 집 며느리 일뿐..
기억상실증이 아니라면 말이다.
마음이 급하다.
시누이 식구들 넷, 시어머니, 아저씨, 남편, 딸
8명 입에 넣어 줄 뭐라도 만들려면,
시장부터 가야겠다.
마음이 급하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