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원 보내주세요.
나이가 4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나의 가정과 일과 삶이 한 수레바퀴가 돌아가듯, 시계 톱니가 돌아가듯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잠시라도 멈추면 시계가 멈추거나 수레가 멈출 것이므로 쉬어서는 안 된다는 어떤 책임감이 따른다. 20대엔 멋모르고 들어가 경험했던 직장, 30대엔 결혼과 출산, 육아와 한 굴레로 돌아가던 삶 속에서 선택한 시간강사 또는 아르바이트 등의 직업, 그리고 40대가 된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나의 직업은 나에게 적당한가? 나의 삶은 융통성 있고 행복한가라는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없고, 딱히, 그리 맘에 들거나 맘에 들지 않거나라는 생각은 할 수 없다.
취업한 곳에서는 감히 그만둔다는 말을 할 수가 없고 40대 중반의 삶의 만족도 또한 그리 높지 않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바로 잡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다시 시작하려면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참 어설프고 어리석음 안에 있다. 육아할 때 강하게 주장하고 패기 넘쳤던 20대 30대는 어디로 가고, 40대에 갈피를 못 잡은 흔들리는 나는 건널목에 서성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건너야 할지 말아야 할지,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 다시 뒤돌아 갈지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고장 난 깜빡이 같다. 기름칠을 해주고 수건으로 깨끗하게 닦아 새 건전지를 끼워 기동력 있고 반짝이게 ‘출발’ 하고 싶지만, 갈 길이 없다. 나를 오라고 손짓하는 방향은 어디일까? 과연 이 길을 건너,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갈 모습을 상상해 본다. 뭐든 다 할 수 있었을 것만 같았던 20대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