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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로 Mar 07. 2018

그대의 사랑이 불안할 때

그와 함께라는 이유만으로 주체할 수 없는 행복에 취해 하루를 살아가던 어느 날
불현듯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내 주위를 휘감고 헤어 나올 수 없는 슬픔의 나락으로 끌고 갈 때가 있다.

인생의 선배들이 결혼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불안함이 사라진 안정된 관계의 형성을 꼽은 것이

가슴 깊이 공감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의 소중한 사랑이, 오늘의 과분한 행복이
혹여나 사라질까 봐 불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이 사랑이 한여름밤에 스치는 꿈같은 인연에 불과할까 봐

오늘의 행복이 불현듯 왔다 사라져 버리는 순간의 달콤함일까 봐

그와 함께 서있던 이 자리에 언젠가 나 홀로 남아 오늘을 그리며 살아갈까 봐

그렇게 불안한 내일에 가슴 졸이다 오늘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그런 나를 두고 자존감이 낮아 서라 비난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그런 내 사랑을 두고 아직 어려서 그런 거라며 웃어 넘기기도 하고

또 지나가는 이들은 사랑이 다 그런 거라며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사랑은 본디 불완전한 감정의 영역이기에
불안은 사랑의 필연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본디 서로의 암묵적 합의에 따라 형성된 지극히 개인적 감정의 영역이기에 

사랑에 동반되는 불안함은 어쩌면 사랑이라는 완전치 못한 감정이 만들어내는 필연적 결과일지도

오늘 내가 누리는 사랑의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내 사랑이 불안한 이유는 

나의 사랑이 부족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지 않아서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않아서도, 낮은 자존감 때문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더 큰 사랑으로 그를 감싸 안는 것, 
어쩌면 불안함을 달래는 유일한 길인듯하다.


이 사랑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설렘이 없을 것만 같아서

이 사람이 아니면 평생 오늘을 그리며 살아갈 것만 같아서
혹여나 작은 실수로라도 이 사랑을, 이 사람을 놓칠까 봐

오늘의 행복을 외면한 채 불안이란 감정 속에서 헤매는 듯하다.


그에 대한 사랑이 간절할수록, 그에 대한 마음이 커질수록 더 큰 불안함을 동반하는

모순된 감정의 반복 속에서 불안한 사랑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그를 더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사랑이 후회가 없도록 하는 것
어쩌면 불안한 사랑을 위한 최선의 처방인듯하다.


시간이 흘러 오늘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가 없도록 사랑하는 것 

지금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것, 사랑의 불안함은 더 큰 사랑으로 감싸안는 것 


그것이 넘치는 행복에, 깊어지는 사랑에 수반되는 불안함을 이겨내고

영원한 사랑을 꿈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지 최선의 처방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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