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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로 Jul 20. 2021

삶의 무게가 버거운 그대에게

삶은 생각보다 만만치는 않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삶은 끝이 보이지 않은 산처럼 오르고 또 올라도 그 끝을 알 수가 없고

삶은 종착점이 없는 마라톤처럼 달리고 또 달려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그 마지막을 알 수가 없다.


삶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이제는 더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은 것만 같다.

이제 그만 멈추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할 뿐이다.

이제 그만 내려오고 싶다는 말만 되뇔 뿐이다.


생각보다 이 산의 꼭대기에 선 내가 궁금하지 않고

달려가는 이 길의 끝이 그리 기대되지도 않는다.

그저 이만하면 족하다는 생각이 부쩍 자주 든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극복할 수 없는 나를 둘러싼 환경과

그런 나를 비웃듯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이겨낼 수 없는 고난들

그 가운데 홀로 서서 밀려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매일


그렇기에 어제보다 나은 오늘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마주한 삶은 그리고 내가 맞이할 내일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보다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왜 이런 고통의 삶을 내게 허락하셨는지

왜 나를 이런 고통 가운데 홀로 내버려 두시는지 따져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차라리 내일의 삶을 나에게 허락하지 말아 달라 외치고 싶을 때가 있다.



더 이상 버틸 힘조차 남지 않은 나에게
이제는 이 길의 끝이 그리 궁금하지 않다.


이러한 질문을 아니 절규를 그분께 외쳤던 이 가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 그리고 그분이 보여주신 내일의 절망적인 모습 앞에서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애통의 노래로 그분께 외쳤던 이 가 있다.


악인들이 의로운 사람을 삼키려 하는데도 왜 잠잠하시냐고

어찌하여 사람이 바다의 고기 같게 하시며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와 같게 하시냐고

왜 내가 부르짖어도 듣지 아니하시냐고


창자가 뒤틀리고 입술이 떨리며, 뼈가 썩어 들어가고 몸이 떨리는 고통을 호소하며

긍휼함을 잊지 말아 달라 소리치는 이가 있었다.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말미암아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썩이는 것이 내 뼈에 들어왔으며 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하박국 3:16)


고통만이 가득한 삶을 왜 허락 셨는지
그분께 애통의 노래로 소리쳤던 이가 있다.


그의 울부짖음에 그분은 대답하셨다.

정한 때가 있으며 그날은 속히 이를 것이라고

그날은 결코 거짓되지 않으리니 반드시 올 것이라고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니

물이 바다 덮음같이 그분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온 세상에 가득할 것이라고

온 땅은 그분 앞에서 잠잠할 것이라고



그분은 말씀하신다
그때가 속히 올 것이라고 믿음으로 기다리라고 반드시 올 것이라고



그분의 대답그의 절규는 기쁨의 노래로 바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라고


한줄기 빛조차 허락되지 않은 것 같은 나의 인생에 나를 불쌍히 여기고 함께 눈물 흘리는 분이 있다.

그리고 그가 정한 때에 이 모든 환란을 거두시기 기를 주저하지 않으시는 이가 있다.


그분은 지금도 나를 둘러싼 고통과 삶의 파도를 보며 나의 연약함을 긍휼히 여기기를 주저치 않으신다.

그저 그분의 때를 위하여 잠시 믿고 견뎌주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 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브리서 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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