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다?
아프리카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또 있다. ‘아프리카는 가난하지?’라는 질문이다. 누군가는 ‘아프니까, 아프리카!’하는 말을 구호처럼 신나게 외치기도 한다. 고통받으며,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 어디를 둘러봐도 가난이 넘쳐나는 그곳이 바로 아프리카라고 많은 사람들과 미디어가 이야기한다. 물론, 그 안에서도 행복과 희망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지만 그 이전에 그들이 처한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아프리카에서의 가난은 심각하다. 단순히 먹고살기 힘든, 일자리가 부족한 그런 가난이 아니다. 남들보다 월급이 적어서, 생활수준이 차이 나서 느껴지는 '상대적 가난'이 아니다.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생존하기가 힘든 '절대 가난'이다. 전 세계 인구를 10명이라고 했을 때에 3명은 하루 1.25$ 미만의 생활비로 살아간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기본요금도 안 되는 비용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는 말이다. 그중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을 것이다.
사실을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아프리카에도 부자가 있다. 흙투성이의 맨발로 걷는 사람 옆으로 듣도 보도 못한 외제차가 지나가는 곳. 복장을 갖추고 여유롭게 칼질을 하는 호텔 식당 앞에서, 동생인지 직접 낳은 자식인지 구분할 수 없는 아이를 업은 소녀가 돈을 구걸하는 곳. 부자와 가난한 자가 병존하는 곳. 이것이 내가 아프리카 대륙의 한 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 본 풍경이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국민 간 빈부격차가 매우 크며, 절대빈곤층이 큰 비율을 차지하는 나라가 많은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면 많이들 놀라기도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면함, 부지런함, 아이디어를 통해 경제적으로 성공한 신화들을 심심치 않게 보고 들을 수 있다. 가난한 집안의 아이가 공부해서 흔히 말하는 명문대를 들어간다든가, 대기업에 입사하고, 공무원 고시에 통과하는 등의 일이 어렵기는 해도 현실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사건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아프리카에도 부자가 있다. 그러면, 누가 부자가 되는가? 부자의 자녀가 부자가 된다. 절대적으로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부자가 되기란 내 상식으로는 불가능해 보인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가장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딱히 일할 곳도 없을뿐더러 학비 값도 안 나올 정도로 급여가 적다. 머리가 좋아서 무언가 기발한 물건을 개발한다 해도, 절대빈곤층이 대다수인데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리 만무하다. 소수의 부자들을 상대로 한 사치품류의 사업은 성공할지 몰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외국인 혹은 이미 부자인 사람들이다.
남들보다 조금 못 먹어도, 조금 덜 써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아이가 하루 한 끼도 먹기 힘들고 돈이 없어 병원을 보내지 못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도대체 이 절대 가난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프고 가슴만 답답해진다. 그들이 입을 옷은 보내줄 수 있고, 한 끼를 대접할 수는 있으나 그것이 가난을 해결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가 몇 개 남지 않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그 말에 동의한다. 넓은 땅과 자원 그리고 사람들의 잠재력을 생각했을 때에 많은 기회가 있다. 동시에, 그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자르고 풀어야 할 문제들도 많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그 문제를 전부 해결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구는 우물을 파고, 누구는 교육을 한다. 각자가 본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전심으로 하나하나 해나간다. 참 작디작은 그들의 노력으로 한 사람이 변화되는 것을, 한 마을이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아직 여기까지이다. 하지만 그 흐름이 이어져 그 땅의 한 나라가, 아프리카 대륙이 변화되는 것을, 나도 그 변화의 땅 한가운데 서 있게 되는 머지않은 때를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