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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직장인 Apr 15. 2024

어른이라는 것..

어른이 되어 가는 아직 어린아이의 心


 어른. 네이버 국어사전에 어른의 뜻을 찾아보면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가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결혼을 한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결혼을 한 사람을 어른이라고 부른다는 것이 좀 생소했지만 이 세 가지 정의를 모두 종합해 보면 결국 하나다.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의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통칭해서 어른이라고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되었던 것일까. 책임은 여러 가지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경제적인 책임, 업무적인 책임, 관계의 책임, 학업의 책임, 가장으로서의 책임 등. 중학교 때부터 주변 사람들은 나를 어른스럽다고 많이 이야기를 했다. 내가 책임질 것이 많아서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책임감이 강해 보여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나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였다.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였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아이였고 잘못했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아이였다. 학창 시절 생활지도기록부에 선생님들이 남기신 관찰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다 비슷한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나도 어른스럽게 잘 자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어른인지, 어른다운지, 어른 흉내를 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우선 결혼은 했으니 다행히도 사전에서 말하는 어른의 범주에 들어왔다.

 

 어느 날 아내와 나는 “우리는 곱게 늙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임에도 자기 생각만 강요하고 타인의 말과 생각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 나이 어린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고 자기의 감정만 표출하는 사람이 있다. 나와 아내는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어른이라는 것은 결국 살아온 연륜(年輪)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때와 아닌 때를 아는 사람,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출처 : tvN 어쩌다 어른 홈페이지

 최근에 서점을 가면 ‘어른’을 키워드로 한 책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강원국 작가의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는 어른답게 말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고 유선경 작가의 《어른의 어휘력》은 어른이 사용하는 말을 더 품격 있게 하기 위한 어른의 어휘력에 대한 이야기다. 오유경 작가의 《어른 연습》은 어른의 삶의 태도와 방향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어른이 돼도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들을 이외의 다양한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가 많다는 것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두렵거나 걱정될 때도 있다. 심지어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나의 말과 행동으로 내가 평가받게 되고 나의 선택으로 성공과 실패를 맛보게 된다. 어린아이였을 때나 부모님의 품속에서 살았을 때는 겪어보지 못했던 많은 시련과 고통들이 내가 어른이 되는 순간 오롯이 나의 것이 된다. 하지만 내가 신이 아닌 이상 나이 듦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나는 어른이,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콜린 퍼스처럼 매너가 있는 어른, 영화 인턴에 나오는 로버트 드니로처럼 나이 어린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삶의 지혜를 줄 수 있는 어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로빈 윌리암스처럼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마음속 울림을 주는 어른. 이런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나이가 많다고 어른인 것은 분명히 아니다. 이 말로 인해 한 당의 혁신위원장은 노인 폄하 발언으로 사과를 했지만 나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존경을 받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른 다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 다움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고,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어른다워질 수 있다. 


 나는 어른일까. 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나이는 곧 불혹이 되지만 아직 나는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다. 타인보다는 내가 더 중요하고 존중과 배려보다는 이기심이 더 가득하다. 그래서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렵고 어른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어른으로서 남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하루하루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다 보면 분명 나도 나중에는 누군가에게 존경받는 어른, 누군가가 기대고 싶은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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