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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잔잔 Nov 09. 2020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쓰이지 않는다.

매일 글을 써보니 와 닿는 진리에 대하여

오늘로 매일 글을 쓴 지 벌써 2주 차이다.


이런 일주일이 쌓여 2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반년이 되는 것이겠지. 매일 자정 전에는 어떻게든 글의 흔적을 남겼다. 자려고 눕다가도 벌떡, 친구를 만나 칵테일을 마시다가도 "잠시만" 양해를 구하고, 늦은 콘서트를 보고 돌아오는 차 안이라도 깨알 같은 글을 썼다. 그리고 카톡방에 인증을 했다.


이렇게 꾸준한 노력을 쏟은 후에야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글이 대단히 정직하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기울이지 않으면 어떤 활자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 깨끗한 무의 상태일 뿐이다. 반대로 이렇게 카카오톡 어플을 클릭해 채팅방으로 들어오는 노력만큼이라도 기울이면 나의 글이 매일 남아있게 된다.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쓰이지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은 글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도, 인간관계에도, 인격 성장에도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너무 당연한 이 한 문장이 조금 무섭다. 


언젠가 뒤를 돌아봤을 때, 글을 쓰고자 했던 희미한 열정 외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모습이 두려워 계속 글을 쓴다. 희망을 갖고 글 모임에서 사람들과 연대하며 오늘도 하나의 흔적을 남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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