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장하면서 느끼는 것들. 아니 나를 성장시키는 것들.
리더로서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늘 동료들에게 현명하거나, 뾰족하거나, 결단력 있는 리더의 모습이길 바란다. 그럼에도 스스로 발휘하고 있는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기무라 나오노리의 '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끄는가'라는 책을 펼쳐두고 필요한 부분을 재탕한다. 마치 교과서 다루듯 말이다.
여러 가지 스크랩해둔 내용들이 있는데, 그중 아래 문장을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리더는 없다. 다시 말해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춘 뒤에 리더로서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되었으니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중략)... 조직 내에서 하루아침에 갑자기 리더의 자리에 앉게 되는 일은 언제든지 벌어진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을 모으겠다는 식으로 발상을 전환하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자신의 역할/책임 범위에 계속해서 변화가 있는 사람이나, 새롭게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이 문장은 깨달음보다는 큰 위안을 준다. 생각보다 준비된 리더는 없다.
2020년 나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김없이 이번 글에서 내가 한 해동안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회사가 참 많이 컸습니다. 그런데, 대표인 내가 가장 많이 성장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함께하고 있는 신혜성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되는 말이었다. 사실 와디즈와 같은 스타트업은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 속에서, 개인들은 자신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둔화됨에 따라 겪는 불만족이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변화관리'라고 한다. 사실 변화관리에 대해서, '불안정 > 안정'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었다면 올해는 '변화관리'의 성공은 '또 다른 성장'임을 알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이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론칭을 앞두고 있는 '공간 와디즈'라는 오프라인 사업을 리딩 하게 되었다. 정말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었다. 내가 오프라인 공간 사업을 리딩 한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그렇게 한 해의 2/3 이상을 공간 와디즈라는 오프라인 사업과, 온라인 와디즈의 영업조직을 총괄하면서 지냈다. 언제나 성장을 갈구하는 한 개인에겐 정말이지 회사는 나에게 너무나도 큰 선물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도 한다.
최근에는 와디즈를 찾는 메이커들의 성장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조직과 인하우스 광고사업, 그리고 기존의 영업조직 3개의 기능을 통합하며 이 조직들을 리딩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함께 일하게 되는 구성원들이 더 늘게 되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많은 기회를 갖게 되었고 지나온 시간보다 지금 반드시 더 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즉, 나도 참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미션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사람은 조직보다 성장할 수 없다고 믿고있다. 그리고 조직이 더 많이 성장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순간 나도 참 많이 성장했다.
'초격차-리더의 질문'에 리더가 집착해야 할 포인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리더가 디테일에 강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단, 그것이 어떤 디테일인지가 중요합니다. 좋은 리더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물을 잘 분석하는 디테일에 강해야 합니다. 즉, '아웃풋'의 디테일에 강한 것입니다.
상위 리더일수록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의사 결정하거나,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시간에 쫓겨 의사결정을 하거나, 그 당시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의사결정을 했거나... 조직의 리더들은 다양한 상황에 의해 '옳은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더 많은 것 같다.
2020년 4분기 들어 내가 가장 집중했던 키워드는 '옳은 의사결정'이었다. 사실 많은 구성원들과 또 많은 기능을 다루면서, 과거에 잘못 결정한 것들이 지금 엄청난 돌덩어리로 돌아오는 상황을 많이 마주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그 경중을 파악하고, 3개월 이내에 지금의 의사결정이 어떤 결과로 나를 마주하게 될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의사결정 순간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의 리더로 일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리더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성장하고자 하는 리더의 곁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일은 직책으로 하는 것도, 멋으로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와디즈에는 나와 함께하는 또 다른 리더들이 있다. 위로는 날 언제나 지지하고 잘하도록 응원해주시는 창업자 두 분이 계시고, 옆으로는 회사의 파이낸싱과 살림을 책임지는 경영 추진 조직, 회사를 옳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트러스트(법무) 조직 등... 너무나도 많은 조직이 사실 내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나를 책임져주고 있다.
안으로도 그렇다. 직접적으로 소통을 많이 하고 있는 내 소속의 리더(팀장, 파트리더)들은 각 조직이 맡은 바 역할을 다할 수 있게끔 부단한 노력을 해주고 있다. 내가 소통하는 개별 조직의 조직장들이 나보다 조직을 더 잘 이해하고 있고 또 스스로 방향성을 그리고 이를 자발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는 것은 '내가 나로서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언제 한 번 동료들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황 프로님이 CSO로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나는 이 한마디에, 나와 함께하는 리더들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들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이들보다 상위 리더니까 누군가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생각만 해왔지 이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책임져준다는 것은 그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내 주변엔 나를 책임져주는 나의 동료들이 정말 많다. 이제는 내가 나로서 잘 역할을 하는 것이 이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라는 점을 올 한 해를 관통하며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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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빨리 끝나면 좋겠다고 수두룩하게 말했던 것 같다.
2021년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정말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good bye 2020
그리고 2020년의 조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