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칸나의 그림책방 Aug 12. 2018

양평동 산책

루타99 / 인디아트홀 공 / 공에도사가있다

오늘은 양평동을 산책해보았습니다. 양평동이 어디냐고요?!

양평 하면 경기도 양평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죠! 아닙니다! 바로 영등포구에 위치한 양평동이에요. 

양평동은 굉장히 독특한 모양을 한 동네인데요.  우선 기계상가를 비롯해 큰 공장들이 많아요. 영등포 자체가 서울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지요. 지금은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아, 비워지거나 새 건물로 재개발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 영업 중인 곳들도 있습니다.


영등포에는 큰 시장도 많지만, 양평동은 딱히 관광객이 오는 동네가 아니다 보니, 굉장히 조용하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또 이곳은 서울의 옛 모습을 간직한 작은 골목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비워진 공장 건물들이 새로운 예술 지대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이에요.

 

홍대가 거대한 상업지구로 변하면서, 진짜 예술가들이 그곳에서 밀려난지는 한참 되었죠. 홍대 옆에 있는 영등포구에는, 곳곳에 예술촌이 생기고 새로운 예술 행사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양평동도 그러한 동네 중 한 곳입니다. 


 

 5호선 양평역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특이한 건물의 카페. 이 카페의 이름은 '루타 99'입니다.  요즘 노출 콘크리트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많다지만, 이곳은 정말 그야말로 노출 콘크리트에요. 이 건물은 원래 공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인데요. 기존에 있던 벽을 허물어 다시 짓지 않고, 부서진(?) 벽돌들을 유리로 보관해서 굉장히 멋지게 장식해 놨어요.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네요. 또, 외벽에 칠을 하지도 않아서 부서지고 덧칠해 놓은 시멘트가 그대로 보여요.  2층도 공장 건물 구조 그대로 내부만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네요. 공장이라는 거친 공간을 굉장히 정말 감각적으로 꾸며 놓았어요. 이런 점이 양평동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인 것 같아요.


조용히 주택가를 걸어가는데, 굉장히 특이한 전시공간을 발견했어요. 

이름하여 .... '공에도사가있다'! (띠용)

과연 무슨 뜻일까요. 이 전시관 양옆으로는 과일가게나 정육점 같은 평범한 상가들이 있어서 굉장히 이질감이 듭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전시를 하고 있지 않네요.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니 7월 26일에 전시가 끝난 모양이에요.





조금 더 직진해 걷다 보니, 큰 공장 건물 입구에서 포스터를 발견했습니다.  

'인디아트홀 공'

방문 당시에는 뭐 하는 곳인지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이곳은 실험적인 예술을 기획하고 전시하는 대안공간이라고 해요. 이 건물 자체는 원래는 공장 건물이었고, 지금은 비워진 2층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1층은 아직도 공장이 가동 중입니다.  그야말로 실험적인 예술 공간이네요. 



x 표시 한 곳이 아트홀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공장과 입구를 같이 쓰는듯해서 일반인이 찾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매우 허름한 공장의 모습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이곳은 상업적인 전시가 아니라,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공간일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 오늘은 7시를 넘겨 못 들어갔지만 다음번에는 시간을 맞춰 꼭 전시를 관람해봐야겠어요.




'인디아트홀 공' 건물의 뒤쪽입니다. 정말 ... 멋진.. 할 말을 잃게 하는 굴뚝이에요. 서울에서 이런 굴뚝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요. 이 건물은 일제시대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 굴뚝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정말 멋진. 예술적인 굴뚝입니다. 왜 이 허름한 공장에 예술가들이 모이는지 이해가 가기도 하네요. 






 양평동은 대부분 동네가 평지로 되어있어서, 건물이 오래됐어도 굉장히 줄을 잘 맞춰서 서있어요. 그래서 이런 좁은 골목들이 많습니다. 좁지만 깨끗하고, 분위기 있는 골목들. 영등포구 곳곳이 재개발이 되면서 아파트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양평역 맞은편은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네요. 참 오래된, 키가 작은 건물들과 그 세월만큼 허름해진 벽들. 나름의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골목 깊숙한 곳에 숨겨진 여관도 있네요. 옛날에는 여관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이런 이름의 여관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럭셔리한 이름의 모텔로 바뀌었죠. 그래서 이런 여관이 더 낭만 있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주말이라 문을 닫은 공장들.

삭막할 수 있는 공장 셔터에 모두 예쁘게 페인트를 칠해서 허름한 거리가 제법 귀엽게 느껴지네요. 



조금은 투박하지만 특별한. 양평동 산책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김씨네 둘째딸 한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