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이 누렸던 조용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예술공간
자하문 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보이는 서울미술관 전경. 세련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미술관 건물은 낮고 견고한 주변 건물들, 그리고 자연풍경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룹니다.
부암동 자체가 조용한 만큼, 주말에도 미술관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친구, 애인 그리고 부모님과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
서울미술관은 사립미술관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시립미술관:SeMA'와는 다른 사기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2012년에 개관하였고, 주로 한국의 굵직한 근*현대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해 왔습니다. 사설 미술관인만큼 여러 가지 용도로 대관도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The brilliant art project - Season 3 《2015 드림 소사이어티 : Orginability》'이 막을 내렸습니다. (예정 전시는 미정)
미술관 건물은 총 세개 층의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3층 통로를 빠져나가면 흥선대원군의 별서와 아름다운 산책로, 그리고 옥상정원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석파정은 조선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이 지은 건물로, 흥선대원군이 집권한 뒤 별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대원군의 아호인 석파(石坡)라는 이름을 따 석 파장이라 불리며, 원래는 7채의 집이 있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안채, 사랑채, 별채와 같은 살림채와 중국풍의 정자 등이 남아있습니다. 석파정은 규모 자체는 작으나 사용된 건축재료와 만든 솜씨가 매우 뛰어나 조선시대 상류사회의 사랑채를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선대원군 별서는 1974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었고, 사랑채 서쪽 뜰에 위치한 노송은 서울특별시 지정보호수 제60호로 역사를 담아낸 자연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대원군 별서를 둘러싼 산책로에는 인왕산의 절경을 보여주는 너럭바위, 신라시대 3층 석탑 등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으며, 굉장히 아름다운 정원이 가꿔져 있습니다.
석파정은 문화재이지만, 동시에 사유지이며 따라서 미술관 입장료에는 석파정 관람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문화재를 개인이 소유하고 한다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되지 못하는 문화재에 큰 비용을 들여 아름답게 보존하고, 나아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창조해냈다는 점에서 필자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합니다. 현재에도 석파정 정원은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인데, 공사가 끝나고 나면 더욱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겠죠. 더욱 많은 자본이 문화재를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쓰이기를 기대합니다.
방문 당시 진행 중이던 'The brilliant art project - Season 3 《2015 드림 소사이어티 : Orginability》'. 현대자동차와 대안공간 루프의 협작으로 만들어진 이 전시는 올해로 3번째 진행된 프로젝트로 이승택, 최정화, 조병수 등 여러 국내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할 수 있는 작품. 그리고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었는데요. 평을 남기자면,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전시. 무엇보다 '체험적인 전시'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전시'와 '전시공간'의 어울림은 전시기획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에 따라 미술관은 각자의 공간적, 역사적인 특성에 맞는 전시를 기획합니다. 역사적인 공간에서는 주로 역사적인 작품을, 실험적인 공간에서는 주로 실험적인 작품을 전시합니다. 관람자 역시 전시와 전시공간을 연관시켜 기억하지요.
서울미술관은 석파정을 끼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작품들을 전시해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현대적인 전시를 보여줌으로써 이색적인 공간을 창출해 냈습니다. 감각을 자극하는 작품들과 고즈넉한 전통가옥의 만남은 관람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킵니다.
문화재와 함께하는 미술관.
역사와 미술이 어우러지는, 더욱 독특한 예술 공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앞으로의 서울미술관에 주목해 봅니다.
관람일 : 화요일~일요일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5.10.13- 10.22 전시 준비로 임시 휴관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