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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필 Jan 25. 2018

에어비앤비는
어떻게 고객 조사할까?

고객 조사


“에어비앤비와 같은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고객 조사할까?”


그들은 고객은 제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구매한다고 말한다. 기업은 고객이 가진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때 성공할 수 있으며 특히 고객이 가진 문제가 크고 고통스러울수록 시장에 기회가 있다는 논리다.

 

에어비앤비의 성공 과정이 고객 조사에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고객 조사는 고객의 문제 해결 과정을 묻는 과정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기업은 고객 조사에서 고객의 문제 해결 과정이 아니라 제품의 특징을 조사한다. 기업은 자신들이 이미 개발한 상품 중에서 무엇이 좋은지 묻거나 현재 시장에서 어떤 상품에 호감을 느끼는지 묻고 이를 통해 신제품을 개발할 뿐이다. 이런 제품 중심 조사를 통해서 에어비엔비와 같은 혁신적인 신상품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객 조사는 말 그대로 제품이 아니라 고객을 조사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2014년 여름 서울 강남과 수도권에서 활발하게 중고가 예식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부터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의뢰를 받고 15년 경력의 웨딩전문가 박희경(가명) 대표와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녀는 예식장에 어떤 서비스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명료하게 답변한다. 


“호텔 같은 서비스죠.”


박대표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예식 전문가들이 비슷한 주장을 하였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었다. 눈치 빠른 그녀가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녀는 다소 직접적으로 말한다.  


"다른 사람 더 만날 필요 없어요. 답은 정해진 거니까. 고민하지 말고 제말 믿으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박대표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멍청한 양반 같으니라고… 웨딩업계에서 고급 서비스는 진리라고!!”


베테랑 전문가 박대표의 해답은 사실 고객 조사에서도 증명되는 타당한 논리다.

 

“어디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으세요?”라는 물음에 많은 신부들은,


“신라 호텔 영빈관이요…”라고 대답을 한다. 간혹 연예인들이 결혼하는 신라호텔 영빈관은 지금까지도 예비 신부들의 로망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신라호텔 같은 호텔 서비스가 예식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타당한 논리다.


그러나...

시장에서 타당한 전략은 종종 뻔한 전략과 동의어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이제 더 이상 독특한 브랜드가 아니다. 스타벅스 카페의 수준은 과거보다 더 고급스럽고 뛰어나지만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점이 너무 많아 저서 이제는 진부하게 되었다. 현재 스타벅스가 1등이지만 이제 스타벅스를 따라 하는 것은 진부한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예식장 업계 대부분이 지향하는 호텔 같은 서비스가 전략적이거나 차별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예식장의 서비스가 당시 진부해 보이는 것은 호텔보다 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모두 호텔만을 따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예식장 서비스의 문제는
호텔처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처럼 따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진부한 예식장 서비스에 불만족하고 있는 많은 고객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줄 새로운 예식장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믿었다. 마치 호텔 같은 호텔이 아닌 전혀 다른 호텔을 만든 에어비앤비처럼 우리는 고객을 만났다. 


우리는 신부에게 어떤 예식장이 좋냐고 묻기보다는 신부는 예식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조사하였다. 다시 말하면 예식장이 아니라 신부가 마주한 결혼식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퀴즈] 아래 사진을 보라. 결혼식장에서 꽃 뒤에 가려진 신부의 얼굴은 어떤 표정일까? 행복할까? 

기존 예식장은 신부가 행복하다고 믿고, 더 행복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고객조사는 신부가 행복하기 보다는 불안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만났던 신부들은 결혼식 당일날 행복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왜 신부는 결혼식장에서 불안할까?


“마치 행사 기획자가 된 것 같았어요.”


대기업 홍보실에 다니는 31세 이슬기(가명)씨는 업무상 많은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였다. 행복할 줄 알았던 결혼식… 결혼 날짜가 다가오고 막상 결혼식이 되자 그녀는 불안은 더 증폭되었다. 


멋진 남자를 만난 그녀의 불안은
결혼(marriage)이 아니라
결혼식(wedding)에 대한 불안이었다. 

 

직업상 회사 홍보실에서 많은 행사를 기획하였지만 정작 개인적으로 결혼식만큼 큰 행사를 준비한 적도 치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많은 가족과 친구 지인들이 오는 결혼식에서 일이 잘못될까 걱정이 되었다. 


예를 들어 신부가 버진로드를 걷는 신부 입장식은 모든 하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예식의 시작이자 하이라이트다. 슬기 씨는 다른 여성들처럼 소녀 시절부터 자신이 주인공이 된 버진로드를 걷는 것을 꿈꿨다. 그러나 그녀는 꿈꾸던 버진로드 입장식도 결혼식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되었다. 왜냐면 그녀는 한 번도 신부 입장이 진행되는 버진로드를 걸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대의 주인공인 슬기 씨는 자신이 어떤 음악에 어떤 속도로 걷게 될지 연습조차 못하고 준비 없이 버진로드라는 인생의 한 번뿐인 무대에 올랐을 뿐이다.  


슬기 씨에게 결혼식은 인생 최대 행사였지만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서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다. 그녀는 결혼식의 주인공인 공주를 기대했지만 현실에서는 행사 기획자가 되어 예식이 잘 진행되는지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안한 행사 기획자가 된 신부를 위해 고급스럽고 화려한 호텔 같은 서비스가 아닌 불안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컨셉을 제안하였다.  물론 업계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적 시도였다. 




신상품(또는 서비스) 기획을 위해서 고객 조사를 한다면 에어비엔비처럼 어떤 호텔 서비스가 필요한지 물어보지 않고 어떻게 여행이나 숙박 문제를 해결하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자동차를 판매한다면 어떤 자동차가 필요한지가 아니라 어떻게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는지 물어보아야 하는 것이 좋다.


고객을 만나면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묻지 말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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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브랜드, 상품기획 컨설팅: 02-517-1984

브랜드, 상품기획 교육: https://unitasclass.modoo.at/?link=6ep6wj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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