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니 Feb 15. 2024

열등감, 불안 그리고 스트레스

초, 중학교 때는 수학, 과학을 좋아했었고 친구들이랑 노는게 그냥 재밌었다. 고등학교 때는 입시 스트레스가 많았어도 수학과 과학은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게 전부다. 대학교 1학년 때인 15년도에는 그냥 술마시고 놀기만 했다. 그리고 그해 후반부터 열등감, 비교, 불안이라는 키워드가 날 따라다녔다. 그리고 16년도부터 내가 하는 것에 조금씩 회의감이 생겼다. 왜 사는지 모르겠고 나중에 뭘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선형대수, 전자기학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고 말이다. 그래서 16년도 말부터 조금씩 발버둥을 쳤던 것 같은데 icists라고 하는 카이스트 연합 동아리에서 며칠동안 잠깐하는 학술대회 같은 곳에 참여하거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창업 컨퍼런스도 구경하고 그랬다. 그리고 공익을 갔다. 17년도는 나란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던 시기였다. 이 때부터 조금씩 개발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개발을 공부하지만 내 성장 속도가 마음에 안들었고 계획을 세우지만 대부분 지키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계속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웹, 자바, 안드로이드, 머신러닝 등 넓게 건드려보았던 시기다. 18년도도 비슷하게 이어지는데 훨씬 더 넓게 건드려보았던 시기다. 계속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찾아보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컸고 특히 개발은 그 자체로 너무 좋고 신기했다기 보다는 세상에 가장 크게 임펙트를 남길 수 있는 수단으로써 좋아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사이트를 주는 개발자를 찾아보는 것만큼 기업가들도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추가로 영상이랑 음악도 만들어 보았는데 이것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시도했던 것들중 하나다. 영상은 단순한 반복작업 많았던터라 흥미가 금방 떨어졌고 음악은 지금까지도 조금씩 하고있다. 개발을 배우기 위해 SOPT라는 동아리에도 들어가보고 혼자서 뭘 뚝딱뚝딱 뭘 만들어보려고 스터디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가 만들려고 하는 서비스에 필요한 것을 조금 도와주고 학교로 복학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다보니 4년 반이란 시간이 지났다.


옛날에도 열등감이 있고 남과 비교하고 불안해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쯤되니까 비교와 불안은 나랑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과거에 느꼈던 불안은 내가 잘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 과거로 돌아간다면 일에 집중하고 더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서 더더더 성과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을 것 같다. 또 그 방법 밖에는 없기도해서 더더더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고민만하고 흘려보냈던 시간들이 있어서 후회가 되는 것 같다.

지금 느끼는 불안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회사를 나온 나는 스타트업을 만들어볼지 아니면 개발자로 살면서 내 전문성을 더 키우는게 좋을지 둘 중에 고민하고 있다. 마음은 스타트업을 바로 시작해보자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데 그러면 내 개발이라는 전문성이 사라지고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했다. 이를 불안 1이라고 부르겠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인가에 대해서 오는 불안감이 있었다. 내가 스타트업을 하는 것이 또는 개발을 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최선일까? 내가 내 재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이 생각은 특히 멘탈적으로 지쳐있을 때 더 생각나는 것 같다. 이를 불안 2라고 부르겠다.

불안 2는 은연중에 항상 나를 따라다녔던 고민인데 이 참에 생각을 좀 해봤다. 과거의 일기를 뒤져보니 난 17년도부터 창업과 개발을 통해 임펙트를 남기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했고 지금까지 7년의 시간이 지날동안 그 생각에 변화가 없다. 가끔 몸과 정신이 힘들고 현재를 부정하고 싶을 때 일시적으로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래 그런 사람인 것처럼 돌아왔다. 이제 계속 이게 맞는 길인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적성에 가장 맞는 일인지 더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냥 이제 그런 고민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고 7년정도 그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런 사람이니 그냥 난 이런 사람이라고 인정을 하자. 이 고민에 너무 빠져들면 내 존재의 의미까지 생각하게 되고 세상 모든 것은 허무하다는 결론에 빠져 눈 앞에 보이는 일에 애정을 갖고 대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그 직전까지 가봐서 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결론은 삶을 너무 깊게 생각하지말고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살되, 길게 봤을 때는 좀 대충 살자이다. 나의 적성에 맞는 일 분포에서 optimal point를 찾기 위해 불안해하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28년동안 살면서 데이터가 쌓이고 거기서 보이는 패턴이 있다면 나는 그런 사람이라 인정하고 그 다음을 더 잘하기 위한 생각하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은 어릴 때 하면 할수록 좋고 그 고민의 과정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름대로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위해 20대 초반부터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봤으니 이제는 가장 끌림이 강한 것을 골라야한다는 생각이다. 일이 힘들 때면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가를 생각해보는 것보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큰 임펙트를 남기는 일 이게 내가 가장 끌리는 일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불안 1은 '스타트업을 만들어보자'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과거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세상에 임펙트를 만드는 일이었다. 현재 생각의 변화가 있다면 큰 문제를 풀고 싶고 큰 시장에서 큰 임펙트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큰 골자는 비슷하다. 큰 임펙트를 만드는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이걸 해결하는데는 시간이 들고 팀이 필요하다. 그리고 팀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회사라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을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나에게 본질이 아니었으나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식으로 계속 생각해왔던 것 같다. 스타트업은 그냥 수단일 뿐이다.

불안 1을 어떻게 좀 줄일 수 있을까? 먼저 스타트업이란 단어를 고객의 큰 문제를 해결한다로 바꾸니까 뭔가의 찝찝함이 사라졌다. 그리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지 못할 수도 있으니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개발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그 능력으로 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조직에 들어가서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의 문제에 대한 가설을 빠르게 많이 만들어보고 그걸 검증해나가는 과정을 빠르게 반복해보자. 그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 때 대신에 필요한 개발이 있을 때는 새로운 개발 지식을 배워서 해보는 것이다. 이거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나중에 해보고 공유해봐야겠다.


내가 요즘 느끼는 불안들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봤다. 쓰다보니까 난 참 어떤 행위에 대한 의미가 중요한 사람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인공지능과 창의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