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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준 Apr 12. 2019

한국외대 미투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남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 아랍어통번역학과의 이영태 교수가 오늘(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외상이나 외부 침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태 교수가 글로벌캠퍼스로 온 것은 지난 2007년 이러한 성범죄로 서울캠퍼스에서 좌천당한 것이다. 이 교수는 평소 강의시간에 이러한 성희롱을 일상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역시 빼놓지 않고 했다. 이 교수에 당한 피해자의 수만큼 이 사건은 널리 퍼졌다. 이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 인터뷰에 이상한 소리를 했고 결국 그것이 화살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왔다. 

 이 교수는 세상을 뜨기 전 이 사실이 대나무 숲을 통해 공론화되기 전 피해자들에게 이메일로 사죄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이 사실을 감당하려 한 모양이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들이 그를 취재하며 그는 심적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그저 그가 받은 심적 부담으로 그를 동정할 순 없다. 그에게 피해를 입은 수많은 피해자들은 지금껏 많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 2007년 이전부터 십수 년간 이어온 이러한 성추행은 너무도 상습적이었다. 절대 우발적이라 할 수 없다. 

 그가 숨을 거두자 학교 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조사를 멈췄다. 가해자는 사라졌고 피해자만 남았다. 학교가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미투라는 것 자체가 학교 이미지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고 하루빨리 이를 끝내고 싶은 것이 학교일 것이다. 더구나 사법기관도 아닌 학교가 사법기관도 수사를 못하는 조사를 진행하는데 많은 부담이 있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 조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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