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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준 Mar 19. 2019

언론이 성명서를 내는 것은 옳은가.

언론은 기사로 대화해야 한다. 

 내가 속해 있던 언론사에서 오늘 성명문을 냈다. 주된 골자는 김인철(외대 행정학과,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이 박철(외대 스페인어과 명예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9대 총장)의 명예교수 직을 철회하냐 와 관련한 것이었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왔던 것이고,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러한 성명문은 박철 교수의 명예교수직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사회의 열망을 전달함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로는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 나는 전달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언론사(이하 사측)가 회사에 관한 사건이라면 '보도자료'(대학사회에선 성명문)을 통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그 외 사건에 대한 의견은 기사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오피니언(사설)의 형태를 갖는지, 만평의 형태를 갖는지는 사측이 결정하기 나름이다.




기사보다 성명문을 많이 본다면?

성명문(성명서)은 학내와 같은 좁은 사회에서 효과적이다. 우선, 학내에는 다른 곳보다 면적 대비 유동인구가 많다. 또, 유동인구 모두가 학내 구성원이라는 특징상 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기사는 그렇지 않다. 굳이 찾아 읽지 않으면 사람들은 모른다. 




조금 넘어가서 바람직한 언론은 무엇일까?

 성명서를 작성하지 말라고 해서 나는 절대 언론을 그저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만을 수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언론관은 언론이 '진실'을 탐구하여 '보도'하여 독자들의 '바람직한 판단'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언론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독자 개개인의 '답'을 찾는데 힌트를 제공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 관련 없는 나의 잡생각


 우리는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따라 외부의 압력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우리는 독자(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릴 의무를 갖고 있다. 독자들의 알 권리가 곧 국민의 알 권리임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하나, 알 권리를 위해선 우리를 믿어준 취재원을 배신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들을 보호할 의무 역시 진다. 

 다만, 현실을 다르다. 우리는 권력이 두려워 비판의 수위를 낮추곤 했다. 공정한 척 기계적중립을 유지하며, 약자에게 끝없이 고통을 주었다. 돈에 눈이 멀어 실시간 검색어가 들어간 기사만을 지속 생산한 사례는 이전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반복되고 있다. 

 우리의 잘못은 자명하다.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 성찰이 필요하다.



역시 똥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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