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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ilm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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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숨 Oct 25. 2019

우리의 20세기

 20th Century Women (2016)


이 영화는 20세기 안에서 각자의 세대가 만나, 섞이고 부딪히고 다시 각자의 세대를 살아간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살아 숨 쉬고 연대하지만 '다름'은 어찌할 수가 없다.


때로는 너무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이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서로에게 서로가 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다만 이 다름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 우리가 함께하는 방법이자 이유일 것이다.





20세기라는 물리적 타임라인 안에서, 우연히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간 10대, 20대 그리고 50대의 이야기.


20대(애비)는 주어지고 마련된 모든 것에 왜?라는 물음을 던지며 갖가지 편견과 틀을 스스로 깨고 있었고, 50대(도로시아)는 그가 자라온 단단한 틀 안에서 새로 생겨나는 변화와 그 변화를 만드는 이들을 의아해했다.


도로시아가 20대인 애비의 삶과 동화되어 있는 펑크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즐겨보려 하지만 어색하기만 하다.


춤추지 못할 음악은 없기에 도로시아는 펑크 음악에도 춤을 춘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음악인 재즈로 돌아간다.


신비로우면서도 재밌는 건, 같은 세기에 살지만 한 사람의 일생에서 삶의 시간이 짧아지지 않는 한,

 결국은 서로의 세대를 경험하고 만다는 것이다.


나도 10대였고, 20를 살고 있으며, 50대로 살아갈 것이다. 다만 여전히 다를 것이다. 그 시절 그 사람이 이해될 뿐.





또 20세기의 여성의 삶은 어떠한가. 사실 21세기의 10대 20대 50대와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여전하다.

여러 분야와 세대가 모인 장소에서 생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래도 20세기엔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면, 21세기엔 다름으로써 받아들이는 공기가 형성된다고 느낀다. 여전히 불편해하는 분위기는 만연하지만 말이다.


 영화 속 애비같은 캐릭터는 단순히 오픈된 사람이라기보다는 깨어있는 사람, 건강한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자신의 몸, 자신이 사는 시대, 자신의 취향을 탐구하며 스스로의 선택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사람.


다만 누군가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고 후기를 남긴 것처럼, 나는 애비가 도로시아와 같은 50대가 되어도 스스로의 선택으로 살아가며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랐다. 그럼 적어도 그녀의 곁에 건강한 이들이 있을 테니. 그러나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것 또한 애비의 선택이겠으니. 희망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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