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어제 또 깜빡 잠이 들어서 어제 새벽에 찍어놓은 사진으로 대체
참나 작심3일도 못하......
점심을 먹는데 회사 후배가
"저 오늘 늦은 줄 알고 후다닥 씻고 시계를 다시 봤는데 평소보다 한시간이나 일찍 일어난 거 있죠. 너무 억울해서 다시 침대에 누웠어요."
라고 했다.
아니 그럼 좀 더 알찬 아침을 보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몇마디 더 덧붙이고 싶었지만 그녀가 진심으로 억울해하는 표정이었으므로 입을 다물었다.
나는 새벽 기상러다. 처음에는 해야 하는 목표가 있어서 새벽에 일어났으나 언제부턴가는 그냥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됐다. 한번은 술자리에 가서 9시 조금 넘은 시간 꾸벅 꾸벅 졸았더니 신생아냐고 놀림을 받기도 하고, 저질 체력이라고 안쓰럽게 보기도 하더라마는 이 생활패턴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 이유를 대자면 열손가락이 넘게 많지만 그 중 하나는 선홍빛 하늘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책상 위치는 언제나 창가 앞이다. 서서히 해가 떠오르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그 때깔이 얼마나 고운지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왠지 나만 알고 있는 시간과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혼자만 눈에 꼭꼭 담고 싶어진다. 계절마다 다르지만 대게 해가 아직 완전히 떠오르기 전인 5시경이 가장 사랑스럽다. 그리고 해가 완전히 뜨면 뭔가 아쉽고 그렇다.
별로 이룬 건 없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 맞았다. 뭔가를 이루고 난 뒤보다 그걸 이루기 위해 고분군투했던 시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아침은 언제나 오고 누구에게나 온다. 하지만 아침이 오기 전 얼마나 오랫동안 검은 하늘이 선홍빛으로 물들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부러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절대 볼 수 없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