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 오늘의 하늘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지만 나는 자주 선물하는 것 한 가지.
달 사진이다.
초승달이면 딱 손톱만큼만 보이는 달이 예뻐서,
보름달이면 바라보기만 해도 아련해져
하늘을 향해 핸드폰을 비추어 사진을 찍고 전송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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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어 밤 열 시가 넘어 퇴근하는 길.
맨홀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행히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다.
그들이 하는 일을 슬프게 그리지 않으려 했던 저자의 노력 때문인 듯하다.
평소보다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앗, 보름달이다.
오늘 행사를 담당했던 동료에게 사진을 보냈다.
보름달이다. 굿밤.
딱 요 한 줄의 문장과 함께.
손가락으로 세어도 일곱 자밖에 안 되는 짧디 짧은 텍스트지만
그 안에 담긴 말들은 이런 것들이다.
'오늘 정말 수고했어'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어 참 좋아'
그녀도 내 마음을 읽었는지 곧바로 많이 고맙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 찰나 친구에게 힘들다는 내용의 카톡이 날아왔다.
웬만해서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연락하는 녀석이 아니기에
주저리주저리 위로하는 말 대신 아까 찍은 달 사진을 보내주었다.
온 위로의 마음을 담은 이 문장과 함께.
보름달이다. 굿밤.
그러니 부디 평안히 잠들길.
너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