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야할까?
흔히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열심히 뛰다보면,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다.
내가 보잘 것 없게 느껴지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도 의미가 없게 느껴지고,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면 멈추고 싶어진다.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아이디어를 10개 쓰고, 감사제목을 쓰고, 기도하고,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하고, 미디엄을 보고, 데이터 관련 블로그 글을 보고, 원서로 책을 보고, 일기를 쓴다.
회사에서 돌아와서는
블로그 글을 쓰고, 스위프트 인강을 듣고, 딥러닝 공부를 하고, 때로는 통계 공부를 하고, 책을 보고, 운동을 한다.
솔직히 말해서 거의 고등학생 때 공부할 때 처럼 계속 공부를 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관심 있어서 하는 거라 평소에는 기분이 좋지만 한순간 좌절할 때가 있다.
며칠 전 기획과 개발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나는 기획자다)
문득 내 직무의 한계가 느껴졌다.
우리 팀 사람들 모두, 그리고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모르게 거기에 갔더니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 이것도 못 챙겼고, 저것도 확답을 주지 못했고, 이것도 저것도 모르는 대역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 문제는 내가 덜 준비했기 때문일까, 내 직무의 한계 때문일까?
내가 아무리 찾아보고 알아본다고 코드까지 본 사람들 만큼 알고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오히려 저 사람들이 기획까지 다 하고 개발 하는게 더 편하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내 직무와 일에 의문을 품게 되고 내가 하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하는 이 모든 것이 의미 있는 일인가?
이런 생각을 시작하게 되면 내 모든 인생이 부정 당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런 무기력한 생각에 멈춰 있을 수는 없었다.
성과가 나오든 아니든 내 하루는 또 계속 되고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나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방법은 '책읽기' 였다.
우울하면 무조건 책을 읽는다.
지겨우면 책을 보고, 짜증나면 책을 보고, 자괴감이 들면 또 책을 본다.
어떤 책이든 그냥 책을 집어들고 미친듯이 읽는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 달아날 때까지 읽는다.
읽기에 집중하다 보면 생각이 없어지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서 뭔가 생각이 정리 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사람들 생각이 모두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책을 읽다보면 인생에는 다 때가 있고 기다리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 1권을 다 읽으면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적어도 책 1권은 읽었구나, 하며 만족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된다.
책은 생각을 비우게 도와준다.
그리고 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채워준다.
진부하고 지루해 보이지만 최고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론 머스크에게 자신의 인생이 어떻냐고 물어봤더니 머스크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 삶의 실상을 알면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인생을 살고 싶어하지 않을거라고.
자신의 인생은 굉장히 지루하고 재미 없다고 했다. 이렇듯 결과만 봤을 때는 대단해보여도 그 과정은 너무도 진부하고 반복적이고 지루하고 느리다.
내 노력이 바로 눈에 보이지 않으면 좌절하게 된다.
재밌게 하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하기 싫어진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