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grim Feb 07. 2020

착시 현상이 주는 위로

착시 미술 - 3D Illusion Art

어린 청년이 신기하다며 말하기를, “와, 이게 그냥 보는 거하고, 사진으로 찍어서 보는 거하고 또 다르네요!”


착시 현상에 대해 알아보고, 다양한 착시 미술 샘플들을 살펴보고, 갖가지 쉬운 3D 일루전(illusion) 일러스트 만드는 영상들을 확인한 후, 직접 만들어 본 매우 간단하고 쉬운 마법 같은 분홍색 공(?) 하나. 설렁설렁 영상으로 남들이 만드는 걸 봤을 때는 뭐 어렵지도 않겠네 싶지만, 무엇이든 막상 직접 해보면 어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직접 만들어서 내 두 눈으로 보는 ‘리얼타임’ 작품은 그다지 입체적이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 한 번의 필터(filter), 렌즈를 통해 다른 화면으로 보아야 나의 눈은 더 잘 속는다는 것을 어린 청년은 이제서야 “느꼈”을 것이다.

감각(感覺, sense)은 의외로 우리를 지배한다. 시신경을 통해 접수된 시각 정보가 뇌에 도달하면 경험에 의해 학습된 것들이 저장된 기억저장소로 들어가 합쳐지면서 “아하, 이것은 이것이로군!”라고 지각(知覺, perception)한다. 우리의 인식이라는 것이, 이해와 판단을 내리는 어떤 지각이라는 것이 순수에 가까운 순도 99.999%의 것이 아니다. 무수한 오류와 오차와 착각과 착시 속에서 우리는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러하니, 최선을 다하여 바른 경험을 축적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취합해야만 하는 이유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착시 현상은 우리에게 어떤 위로를 주기도 한다.
이제 곧 사람들이 많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어린 청년에게 새삼 힘을 내라던가, 용기를 가지라던가 등의 어설픈 격려는 그저 어른들은 ‘뻔할 뻔’ 자의 지시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다시 시작하는 또래 집단생활에서 맞닥뜨리게 될 아이들의 편견과 오해의 시선들, 그 ‘착시 현상’을 애써 기억저장소에 넣지 않는 선택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 살면서 보니까, 너는 왜 이게 계란으로 보이니, 어떻게 이게 계란이니, 도대체 분홍색 계란이 어디 있냐며 엄청 화를 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더라고… 당연히 기분도 나빠지고 슬퍼지기도 하지. 근데, 사실 그 사람이 보는 분홍색 공은 ‘착시’ 현상일 뿐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아, 뭐, 그래 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끄덕여주면 그만이더라고. 애써서 너는 분홍색 계란이라고, 그게 나라고 우기지 않아도 돼. 착시로 보이는 세상도 재밌고 의미도 있으니까.”

나라는 사람을 “착시”하는 타인들 때문에 상처 받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맛그림미술_수업
#착시_미술


매거진의 이전글 세밀함을 위한 미술수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