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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Mar 17. 2021

스타트업 적응기 : Day1

지난 금요일까지 상공회의소 기준으로 '대기업'이라는 곳에서 일했는데, 이번 월요일부터는 주요 언론사가 '스타트업'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13년을 함께 근무한 동료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감정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낯선 자리에서 노트북을 세팅하고 새로운 동료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하면서 첫 날을 시작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언제 우리가 어색했냐는 듯이 인사를 하겠지요.  


주니어도 아니고 시니어인 데다가 업무가 인사 인터라.. 그냥 조용히 입사하긴 싫어서 '아이템'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3개월 수습제도를 두듯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도 수습제도를 운영합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신규 입사자들의 자리에 '신규 입사자'를 상징하는 아이템을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와 주말에 바람 쐬러 다녀온 스타필드에서 적절한 크기의 '병아리'를 발견했는데, 의미나 이미지가 신규 입사자와 어울리는 것 같아서 COO에게 전화를 했더니 '좋은 생각'이라면서 여러 개 구입해서 비용을 청구하라고 하더군요. 아마 이전 회사였다면 '입사 전에 구입한 비용을 어떻게 청구하지?',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로 구입하면, 개인카드로 구입해야 했는지 사유서를 써야 하는데..'같은 생각에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무엇보다 1년에 입사하는 사람이 적지 않고,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떻게 관리하냐... 같은 현실적 어려움도 저를 망설이게 했을 겁니다.


이런저런 고민 없이 쿨하게 구입하고 보니.. '이런 게 스타트업인가'하며 훗..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리고 생각보다 병아리를 받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더군요. 나이 든 동료가 사 온 아이템이라서 예의상 좋아한 것이 아니길 바라면서.. 꽤나 긴 하루를 마쳤습니다.


근무 첫날 회사와 동료를 보면서 놀란 점 3가지 (전에 근무한 회사와 달라서)  

1. 3월인데 벌써 반바지를... 입으시는구나..

    + 문득 '인사팀 간부가 크록스를 신는 모습에 놀랐다'는 임원의 이야기는 더 이상 굿바이!

2. MS-Office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흔치 않은 일이구나..

     + Google로는 검색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구나..  

3. 사무실에 전화기가.. 없네? 하긴 꼭 필요한 건 아니지..    

     + 슬랙을 처음 사용해보니 아직은 채널이 많지 않아서 사용할 만하더군요. ㅎㅎ

안녕하세요. 저는 스티븐입니다. :)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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