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제가 만드는 짜파게티와 볶음밥을 매우 좋아합니다. 아내는 제가 저녁 11시에 끓인 비빔면을 정말 사랑하고요. 볶음밥은 레시피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다른 요리에 비해선 레시피 차별화가 많을 수 없지만), 짜파게티와 비빔면은 특별한 레시피가 있기 어려운 음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레시피를 공개해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가지 요리(?)의 핵심은 바로 'Before'입니다. 1~2가지 요소를 미리 준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겁니다.
1. 짜파게티는 짜장 소스를 미리 준비합니다.
- 대파와 양파를 조금 썰어 놓습니다.
- 면을 삶을 때, 따로 준비한 프라이팬에 대파와 양파를 넣고 파 기름을 만듭니다.
- 파 기름에 면수 조금과 분말 수프를 넣고 조금 더 볶습니다.
- 살짝(15%) 덜 익은 면을 만들어 놓은 소스(프라이팬)에 넣어서 한 번 더 볶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액상수프를 제공하는 '짜짜로니'를 더 선호합니다. 하핫..
2. 비빔면은 차가운 물과 오이를 미리 준비합니다.
- 매우 차가운 물을 충분히(2개 기준 2리터) 준비합니다.
- 오이를 얇고 길게 썷어놓습니다.
- 면이 잘 익으면 차가운 수돗물로 면을 살짝 헹구고, 차가운 물로 2~3번 헹굽니다.
- 소스에 잘 비빈 후에 그릇에 잘 담그고 오이를 살짝 올려놓습니다.
3. 볶음밥은 식은 밥을 미리 준비합니다.
- 밥솥에 있는 밥을 냉면 그릇이나 넓은 접시에 얇게 펴서 담아둡니다.
- 밥 속에 있는 온기와 수분이 모두 날아가야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짜파게티의 분말 수프는 잘 섞지 않으면 덩어리를 먹게 됩니다. 충분히 차갑지 않은 비빔면은 면발의 탱글함과 매콤한 맛을 충분히 느끼지 못합니다. 밥알이 뭉친 볶음밥은 '죽인가, 볶음밥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1분 정도만 미리 준비하면 훨씬 더 좋은 경험, 결과를 우리는 얻게 됩니다.
살다 보면 많은 부분이 요리와 비슷하다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그 사람이 일했던 회사, 그 사람이 했던 일을 검색한다거나.. 마트에 가기 전에 사야 할 물건을 리스트로 만든다거나.. 귀가 후에 신었던 구두를 닦아 놓고 신발장에 넣는 일.. 작은 일을 미리 하는 것은 마치 필립스의 광고처럼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를 느끼게 됩니다.
연휴가 끝나가는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작은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제 아내에게 물어보려고 합니다. '여보, 제가 뭐 하면 좋을까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