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르사아사나 하세요.
시르사아사나가 하고 싶은 날이 있다.
마음이 무척 지친 날이다.
여기저기 마음 쓰다보니 내 마음이 바닥난 날
생각이 많아 머리가 무거운 날이다.
가지치기에 실패한 생각들로 내 머리가 가득찬 날.
이런 날은 시르사아사나를 한다.
#1.
깍지 낀 손에 뒤통수를 받쳐넣는 느낌이 좋다.
내 손이 나를 지지해주는 안전함.
손과 뒤통수는 서로 저항하지만 안다.
그 둘의 저항이 나를 머리로 서게 하는 주춧돌이 됨을.
#2.
다리 내측을 붙이며 발끝까지 쭉 뻗어 올린다.
물론 다리가 챀 붙진 않겠지만
붙었다고 내 다리에 주문을 넣는다.
인어다리처럼 붙은 다리가 위로 쭉 뻗어
발끝까지 붙을 때 '서 있는' 기분이 좋다.
'서 있다'는 편안함이 결국 온다.
#3.
최근 들어 느끼는 감각
견갑골을 위로 올려 어깨와 목 사이의 공간을 늘려준다.
머리로 섰을 때 목으로 오는 부하를 줄여준다.
눈에 띄지 않는 나만 아는 공간이
나에게 오는 부하를 줄여준다.
생각이 많아지면 몸의 감각을 읽어낼 수 없다.
가득찬 내 머리를 비운다.
바닥난 에너지로는 머리 하나로 서있을 수 없다.
바닥난 내 마음을 에너지로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