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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 Jan 30. 2023

I와 E 모드를 넘나든 1월의 회고

Officially 27!


1월은 나에게 선물 같은 한 달이었다.


1월 내내 두 가지 모드를 넘나들며 지냈다. I모드와 E모드, 삼송 모드와 서울 모드, 혼자 모드와 함께 모드..



I 모드

삼송 / 혼자 / 책 읽기 / 글쓰기 / SNS / 만족감 / 편안함 / 권태감


첫 2주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나의 목표와 실천에 집중하면서 보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핸드폰보다 책을 먼저 보려고 노력했고, 일단 책을 펴서 10초만 읽기 시작하면 그 후로는 빠져들듯 출근 전까지 읽었다. 중간중간 낮잠 자면서 피로를 보충하고 저녁에는 운동 다녀와 글을 쓰거나 콘텐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자기 전에 다음날을 계획하고 12시 이전에 잠들려 노력하기도 했다. 또 연초와 주말을 비우고 나에게 집중했다.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뚜렷해지고 내가 사는 동네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


브런치에 글을 2개 썼고 책을 6권 읽었다. 회사에는 새로운 콘텐츠를 해보고 싶다며 제안서를 써냈다. 준비할 때는 아이디어가 좋아 보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일인지, 단지 나의 욕심은 아닌지 돌아보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내 아이디어를 어떻게 회사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을지 고민해 주시는 단계인 것 같다. 그 밖에는 블로그 커버 만드는 게 점점 수월해짐을 느꼈다. 옛날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감도 못 잡아 퀄리티가 낮았는데, 이제는 바뀐 그래픽 기조에 따라 손도 빨라지고 더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내가 다짐했던 올해의 단어, 최적화가 잘 이루어진 첫 2주였다. 꼭 필요한 것만 사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났다. 내 에너지를 모두 한 해를 계획하고 또 기록하는 데 썼다.



E 모드

서울 / 함께 / 세미나 / 스터디 / 네트워킹 / 새로움 / 자극 / 비교


그 후 2주는 설에, 생일에, 각종 스케줄에, 여행에 계속 사람들 틈에 둘러싸여 생활하며 예측할 수 없는 일정과 이벤트가 많았다. 즐겁기도 했고 의외의 소득도 많았던 반면, 나 자신이 조금 흐릿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콘텐츠에 관심이 생기면서 회사에 제안을 한 이후에는 회사 밖에서 콘텐츠에 대해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동시에 수많은 행운이 따라서, 이번 달 내내 세상이 나에게 생일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1. 폴인에서 커뮤니티기능 활성화를 위해 시범 운영하는 서포터즈 개념의 폴인프렌즈에 선정됐다. 좋은 인사이트가 많은 채널이라 콘텐츠를 좋아하고, 또 잘하는 분들과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2. 평소 이서님의 인사이트가 담긴 스토리를 열심히 보다가 용기 내어 연락드려 나를 소개하고 롱블랙 1달 이용권도 선물 받았다.


3.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조금씩 늘었다. 22년 11월에 750명대였는데 지금은 850명이 되었다. 업계 사람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었기에 더 의미 있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늘고 있어서 온라인에 나의 기록을 잘 쌓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디자인 스펙트럼에 신청했는데 추첨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가서 졸업 동기 다혜님과 만나 오랜만에 근황을 나누고 강연도 재미있게 들었다.


5. 네이버멤버십에서 하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네이버플러스 캐리어를 받았다. (얏호)


6. 드로우앤드류, 류디, 원의 독백, 클래씨 등의 유투버/영향자들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던 오리진플러스  네트워킹 파티에 구독자로 초대되어 다녀왔다.


7. 어라운드매거진의 새로운 호 서평단으로 선정됐다.


8. 나와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아웃스탠딩 아티클을 통해 접한 메모어라는 회고 모임에 11기로 참여하게 되었다.



아직 공부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 지금은 경력도 자본도 네트워크도.. 아무것도 없지만 그나마 내가 쌓아온 것을 기반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중임이 이따금씩 와닿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처럼 열심히 보고 듣고 참여하고 따라하고 체화하고 쌓고 연결하기. 이번 달 다짐한 4가지는 좋은 사람이 되기, 잘하는 사람이 되기, 겸손하기, 감사하기.







1월의 이벤트들


생일 주간에는 생각지도 못한 축하와 연락을 받아 기쁘고 감사했다. 익숙하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걸 다시 생경하게,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친구들과 생일 즈음에서 시간 맞춰 떠난 여행에서는 예상 밖의 멋진 호스트를 만나서 삶과 죽음, 독립과 도전, 직장과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나누었다. 그간 내가 성공에 대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돌아봤다. 나는 스스로 몰아붙이는 성향이 있어서 계획한 타임라인에 맞게 일이 되지 않으면 스스로 괴롭히는데, 요즘은 일을 계획보다 조금 미룸으로써 더 좋은 기획으로 엮이고, 멀리 봤을 때 결국은 그 방향대로 풀리는 경험을 했다. 인간이기에 비효율도 필요하다. 1월에 예상치 못하게 얻은 휴식도, 실패할 여유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했다. 축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생각했는데, 조급해할 것 없이 그 방향으로 흐르다 보면 어느새 그런 사람이 되어있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글도 매주 쓴다는 강박 없이도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더 좋은 타이밍에 선보일 수 있게 된다. 성실하게 쌓아나갈 내 모습을 일상으로 증명하고 있으니까 완벽한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자유롭게 나를 풀어주고 꾸준한 기록을 남기고 언젠가 타이밍 좋을 때 실천하기! 그러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경계하자...


앞으로 10년 정도만 직장에서 배우고 전문성을 쌓다가 내 것을 위해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만 하지 않고, 공부하면서 경제를 알고 흐름을 읽는 통찰력을 키우고.. 무언가 하나는 뾰족하게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친구들과 대화하면서도 자신이 몰두하고 두각을 드러낼 분야를 잘 고르고, 정진하고, 내 본업 진짜 잘해서 네트워킹이 저절로 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가서 분야에 따라 내가 얼마나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일 수 있는지도 느꼈고, 그런 느낌을 다시는 받고 싶지 않아서 내 것을 더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다.



설날을 기점으로 해서 가족도 내 삶의 중요한 한 축으로 들어왔다.


큰아빠가 취미로 목공을 하시는데, 큰아빠가 계시는 서산에 가서 올해 방에 둘 책장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중국 상해에 일하러 갔다가 4년 만에 돌아온 사촌오빠를 이번 명절에 드디어 만났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가는 나의 역할이자 명절 리추얼도 생겼고, 돌아올 가족여행으로는 상해에 놀러 가기로 했다! 어린 사촌동생을 어떻게 대할지 몰라 서먹하게 지내왔는데 이번 설에 같이 베이킹도 하고 백화점 구경도 다녀왔다.


그리고 원래 내년 초 가족과 서울로 이사할 계획이 있었는데, 지금 사는 동네에서의 만족도가 커져서 이사를 잠정적으로 연기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꽤나 큰 결심이자 생각의 변화였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 도시에서의 삶인지, 부모님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그럴 가치가 있는지, 이사를 하면 오히려 내가 한국에 발이 묶이는 것은 아닐지 여러 고민이 있었는데, 내년에 GTX가 개통돼서 더 빠르게 강남까지 다닐 수 있다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울에서 번쩍이는 것에 둘러싸여 있다가도 먼 길 따라 집에 돌아와 마련한 내 공간이 좋다. 가장 효율적이고 집중이 잘 되며 잠이 잘 오는 내 방, 함께 식사하고 안부를 전할 가족들과 서로의 공간과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삶을 살면서 집에서 드디어 안정감, 편안함을 찾은 것 같다. 제철 재료로 음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자동차 여행하며 근교로 놀러 다니고, 내 손으로 내가 쓸 물건을 만들고, 외국어와 말하기를 배우고, 생각과 경험을 글로 쓰고, 운동하고, 책 읽고.. 그렇게 치우치지 않는 삶에 대하여 생각했다. 변화해 온 삶 속에서 지금 내가 찾은 이 생활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만약 지금 이 생활이 평생 이어진다면 그건 그것대로 지루하고 막막할 것 같다. 삶에 계속 변화가 있기에 즐거운 것.





모드를 넘나들며 살기


2가지 모드로 살았던 1월을 마무리하며 드는 생각은,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스스로 담금질하는 고요한 시간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 예상치 못한 영역으로 나를 확장하며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 주위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단단한 마음을 갖기 위해 전자의 시간이, 나만의 생각에서만 맴돌지 않기 위해 후자의 시간 또한 필요한 것 같다. 두 상태에서 극단을 추구하다 번아웃이 오려고 할 때 빠르게 다른 모드로 전환할 수 있었다. 내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치우치지 않게 정도를 지키는 것.


현실에 몰입하다 보면 꿈꾸는 것을 잊어버리고 꿈만 꾸는 사람은 현실에 꿈을 어떻게 끌어오는지 잊어버린다. 그래서 회고가 중요한 것 같다. 이번 달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건 2주가 되었을 때 돌아보고, 한 달이 되었을 때 돌아본 것. 목표를 확인하고 행동 목표를 다시 세우고 잘한 일, 잘못한 일 돌아보면서 스스로 독려하고 채찍질했다.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드러나지 않을 때는 계단식 성장에서의 평평한 구간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영역에서의 동시적 발전이 있다 보니 효과가 더딜 수밖에. 연출, 스피치, 영어, 글쓰기, 독서습관, 디자인 등.. 자기 계발을 하는 것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그 과정에서 내가 느끼고 성장한 것을 기록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챙기려다 보니 시간이 늘 부족했는데, 인간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슬프지만 또 그래서 소중하고 매 순간 의미 있는 것 같다.


디자이너 선배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내 삶에 디자인뿐 아니라 다른 것들의 비중이 꽤나 커져 있다는 것에 기뻤다. 동시에 디자인이 차지하는 부분이 꽤나 작아져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학교를 다니는 4년은 내가 평생 좋아할, 몸담을 분야에 관한 공부를 했다면, 회사를 다니고 돈을 벌며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던 지난 3년은 인간 이홍유진을 발전시킬 수 있던 시간이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 스물일곱! 많이 온 것 같다가도 돌아보면 이것밖에 안 왔나 싶다. 계획했으나 목표치만큼 못한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잘한 것에도 방점을 두고 싶어서 한 달 회고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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