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기 사무실

이혼하려고 왔는데요

by 풀문

이혼소송을 해보겠다고 오백만원을 내고 소송 계약서을 쓰고 돌아왔다. 여전히 집에서 남편을 마주쳐야 하니 생활이 편할리가 없었고 변호사를 통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줄 알았던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소송이 접수는 되었지만 변호사와 통화도 없었고 재판에 출석하라는 연락도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상담을 해주었던 사무장이라는 남자는 얘기를 들어주는 듯 하다가도 이혼을 말리는듯한 말을 종종했다. 통화를 끊을때마다 뭔가 찜찜했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생각하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7~8개월이 지나도록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사무장은 내가 문의전화를 하면 남편분과 통화해봤는데 좋은신 분 같다면서 노골적으로 나를 설득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건지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시간이 지나니 이혼을 결심했던 나의 의지도 처음보다는 덜 타올랐다.


사무장도 남편도 나를 말리고 설득하는 상황. 나만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일도 없었던 일이 되는 이상황.

나는 그동안 대체 뭘한건지.


남편은 이혼은 어떻게든 하고 싶지 않은지 설득과 회유,협박을 반복했다. 아이들이 7세,4세였던 때라 아이들이 밤에 잠든 모습만 봐도 눈물이 났다. 점점 내가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래, 나만 조금 참으면...아빠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낫겠지...


남편은 제발 소송만 하지 말자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내가 무엇때문에 힘들었는지 남편에게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각서 비슷한것을 받아냈다. 그깟 종이 한장을 믿을만큼이나 믿을곳이 없던 때였다.


결국 내가 한발 물러섰고 접수만 되었던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사무장에게 이사실을 알리니 이해가 가지않는 답변이 돌아왔다. 내가 소송을 취하 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천만원이 넘는데 할인해서 몇백에 해주겠다는 것이다. 계약서에 있는 내용이라며 내가 사인을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받아낼수 있고 지불하지 않는 경우 손해에 대한 소송도 가능하다는 불친절한 설명에 더이상 말을 하기가 싫었다.


아. 내가 당했구나. 이혼하는게 이렇게 어려운거였나. 어떻게 해야 잘 이혼이 되는지 가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엎친데 덮친격이 따로 없었다.


사무장은 내게 문자로 통보하듯이 입금해야 하는 날짜와 금액을 보냈고 나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이런 사례가 있는지 이게 정당한 계약인지 또 사무장 말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되는것인지 꼼꼼하게 알아보았다. 모르면 이렇게 당하는 것을 다시 바보가 될순 없었다.


알아보니 내가 직접 취하할수 있다는 결론이었고 수수료를 더 지불해야 할 필요도 없었다. 전자소송으로 들어가서 취하 신청을 직접했고 이후로 사무장은 아무 연락도 없었다.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라 변호사기 사무실이었다.


이혼변호사를 찾으려면 꼭 변호사와 상담이 되어야 한다는 것 계약서 내용도 꼼꼼이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인터넷광고를 하는 사무실은 수수료도 다 다르고 비싸기도 하다. 이후에 법원 앞이 아닌 곳에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인권변호도 하신다길래 사기는 안당하겠구나 싶어서 상담을 받으러갔었고 정말 따뜻하게 상담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내가 2년반 동안 소송으로 가압류에 이사도 여러번하고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마다 도와주셨고 소송이 끝났을때는 재산분할에 관한 수수료도 받지 않으셨다.

지금도 누군가는 정말 힘들게 결정했을 이혼인데 그 과정에서도 더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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