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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쫄자카 Feb 19. 2022

들어가며

'그림일기'를 쓰게 된 이유

시작은 이러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취미 삼아 패드에 그림 그리는 일을 즐겨한다. 


그날도 그러했다. 점심을 막 먹은 후, 조금 한가했던 오후. 


한참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동료 한 명이 킥킥대며 웃더니 카톡으로 이미지 한 장을 보내 주었다. 


받아보니 내가 그린 그림. 10여 년 전에 그렸던 "굿즈" 그림이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가수나 배우들의 해외 팬미팅이 활발했던 시기였다(물론 지금도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등 사회 경제적 여파로 예전처럼 활발하지는 못한 상황) 그러한 시기에 공연과 함께 최고의 부가수익 군으로 꼽히던 분야가 바로 굿즈(GOODS)였다. 


한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SM과  YG를 선두로 연예기획사들은 앞다투어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캐릭터 화한 굿즈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가 2000년대 초반부터. 이후 "별그대"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면서 드라마와 배우 관련 굿즈 산업도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이 시기에... 내가 몸담고 있던 기획사도 본격적으로 아티스트 관련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외 팬미팅 등 굵직한 스케줄이 많았던 터라, 굿즈 관련 업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힘들기도 했지만 "판매의 묘미"를 느꼈던 것도 사실. 




... 그러던 중에, 굿즈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아... 저 사람들은 전생에 어떤 선행을 했길래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나 싶기도 했고, 참 재주도 좋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디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이렇게 해서 그린 첫 작품이 바로 아래의 "바둑이 봉제 인형" 시안이다. 

[문제의 초기 작품 "배낭 멘 바둑이 인형" 시안]

나는 나름 예쁘게 그린다고 그렸는데, 이 인형을 두고 회사 사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다양했다. 물론, 사내에 나름 센세이션을 일으키긴 했지만 주요 반응들을 보면 다음과 같았다. 


1) 강아지 다리가 닭다리 같다.

2) 개를 그린 것 맞냐. 송아지를 그린 줄 알았다. 

3) 치와와를 그린 거라고? 치와와가 저렇게 뚱뚱하냐.

4) "봉제선 예쁘게"에서 빵 터졌다. ㅎㅎㅎㅎ

등등이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이 그림을 계기로 해서 굿즈 디자인에 도전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굿즈 이외에 캐릭터 그림까지 그리게 되면서 그림 그리는 일은 내 부캐가 되었지만. 아무튼 유쾌하면서도 얼굴이 화끈 거리는 추억이다.




이 공간에서는 사회생활에서 느낀 단상이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림"과 함께 풀어낼 예정이다. 


내가 내 얼굴을 얼마나 잘 알고 잘 그릴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못 그릴 것 같지는 않다는, 약간의 자신감을 갖고 시작해 보는 일. 재미없게 그리지는 않을 예정. 본래 성격이 코믹하고 낙천적인지라 미소를 머금게 하는 글과 그림으로, 고단한 일상에 조금이라도 웃음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렇다는 얘기. 


서론이 길었다. 이제 곧 본론으로. 나와 타인의 스토리텔링은 이제 시작. 


[그나저나... 좀 비슷한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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