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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건축가 Oct 12. 2020

엔트로피 by 제레미 리프킨

세종연구원

얼마전 피로사회라는 재독 한인 철학자의 책을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지금 처한 현실을, 우리는 직시하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은 그저 코앞에 놓인 '오늘 언제 퇴근할까'하는 생각만을 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 

개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렇다면 저 거대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CEO나 

한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들은 정말 거시적인 안목에서 사회의 흐름을 인지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일까.


피로사회가 개인에게 던진 질문이였다면, 엔트로피는 사회에 던진 질문이라 생각된다. 


둘의 시간차는 꽤 크다. 

엔트로피는 이미 1980년 이전에 나온 책이다. 

제레미 레프킨의 사회학적 배경이 두터운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특히나 열역학 제2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온갖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기계적 세계관의 근간에는 데카르트 철학과 뉴턴 물리학이 있다. 

"이른바 시간-공간 안의 일정한 장소가 확정되기만 하면 여러분은 특정 물체와 시간-공간 사이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그것은 거기, 그 장소에 있다"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다. 

단순히 위치에 관한 한, 이 문제에 대해 더 할 이야기는 없다."


엔트로피 법칙은 현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 적용된다. 

"이미 복음운동 내부에 그러한 가능성을 시사하는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많은 중산층 기독교도들은 '풍요의 복음'이라는 낡은 생각을 향해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들은 성서의 가르침을 왜곡된 개인주의, 자유기업, 무한한 부의 축적 등과 동일시한다. 이런 식의 확장주의 신학은 미국 기독교에서 아직도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기독교도들은 다가올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풍요의 복음'이라는 핑계를 계속 써먹을 것이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 또는 자유기업 차원이 아닌 공동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이런 기독교도들에게는 복음운동이 주변의 혼란을 피할 수 있는 피신처로만 보일 것이다.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되어 중산층 최후의 피난처인 복음운동마저 위협받게 되면 이들은 우익과 자본주의적 이익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며 국가가 요구하는 모든 권위주의적 조치를 감수할 것이다."


리프킨은 책의 첫머리에서 "이 책을 읽고 난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결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로 책을 요약한다. 엔트로피 사회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로 나온다는 기술들은 여전히 같은 문제만 양산해 낼 뿐이다. 

그래서 리프킨은 우리 각자가 변해야 함을 강조한다. 

개인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를 소망하면서. 

"결국 우리의 개인적 존재는 생성과정 자체의 집단적 정신 속에 영원히 머문다. 우리에게 남겨진 자원을 최대한 보전하고, 생성과정을 지배하는 자연의 리듬을 최대한 존중하는 길은 우리보다 앞서간 모든 생명과 우리 뒤에 올 모든 생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 식민화 단계에서 절정단계로 옮겨가는 첫 발자국이다. 우리는 이 세상의 시중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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