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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미 Mar 24. 2022

31살, 두 발로 걷는 일에 감동할 줄이야

식습관과 관절염의 연관성

2021.06.01(화)


6월에도 함께 하는 칸디다균 자가치료와 저포드맵 식단. 이 날 아침도 똑같이 칸덱스와 오레가노 오일을 시간 차를 두고 먹었다. 아침 식사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가볍게 넘겼다. 사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면 될 일인데. 요즘은 내 몸이 편하려면 우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나 몰라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회사에서 먹는 점심도 꾸준히 샐러드 밥 도시락을 시켜먹고 있다. 다만 칸디다균 자가치료를 할 땐, 탄수화물도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고 해서 밥은 조금만 먹으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소고기, 닭고기는 저포드맵에 속해서 밥 대신 즐겨 먹는 중. 저절로 저탄고지 식단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도시락 음식이 특히 맛있는 날에는 이성을 자제하기가 힘들다. 밥을 반 정도 남겼어야 했지만 거의 다 먹는 바람에, 양심 상 식후 커피보다는 따뜻한 페퍼민트 차를 마셨다. 페퍼민트 성분이 소화불량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약통 케이스를 꺼내 영양제들을 챙겨 먹는다. 그리고- 가장 간식의 유혹을 떨치기 힘든 시간이 왔다. 오후 3시 30분. 거의 매일, 과자나 초콜릿, 빵 등을 집어먹던 시간이다. 몸속에 안 좋은 세균들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계속 제공해주고 있었던 게다.


그래도 그렇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머리를 쓰며 일을 하자니, 입이 너무 심심했다. 결국은 껌을 꺼냈다. 사실 껌 하나 씹는 데도 굉장히 고민하고 망설였다. 자일리톨이 고포드맵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달지 않아 깔끔한’이라는 패키지 문구에 설탕이라도 덜 들어갔겠지 싶어. 못 이기는 척 입에 넣었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달고 맛있더라.


저녁 7시. 스트레스받지 않기 위해 도망치듯 회사를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데.. 세상에?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내 오른쪽 무릎 관절이 제법 움직인다!!! 그전까지는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것조차 힘들어서 왼쪽 다리에만 힘을 실어서 내려갔어야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오늘은 꽤나 자연스럽게 두 다리를 번갈아서 내려갔다. 사람이 두 발로 걸어간다는 데에 감격을 느끼는 순간이, 성인이 되어서 또 있을 수 있을까? 너무 감동적이라 사진까지 담았다. 점점 몸이 돌아온다는 작지만 큰 신호였다.



칸디다균이 과잉 증식하면 정말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중에 하나가 관절 통증과 부종이다. 그렇다면 턱관절, 엄지발가락 관절, 무릎관절이 아픈 원인은 2가지로 좁혀진다. 항생제 부작용과 잘못된 식습관이다.


이것들로 인해 체내에 쌓여있던 염증들이 구멍이 난 장벽을 뚫고, 내 관절을 침투했을 것. 물론 추측성 자가진단이다. 내가 갔던 어떤 병원도 명확하게 진단을 해준 곳은 없었다. 궁금한 건 찾아내고야 마는 나의 서칭 능력과 랜선 환자이자 의사인 분들의 경험담에 의한 것일 뿐. 그래서 이게 정말 맞는지는 내가 직접 자가치료를 하면서 느끼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벌써, 무릎 관절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긍정적인 사인을 얻었으니 조금 더 확신을 갖고 움직여도 된다는 이야기겠지. 지난 4월은 아무런 답도 없이 아파서, 어찌할 줄을 몰라 가슴이 답답했었는데- 2개월이 지난 6월은 반전의 시작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고 있는 기분.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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