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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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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스윗비 Jun 21. 2022

마음이 보인다면

한동안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마음이 번잡하고 정리가 되지 않으니 글도 잘 써지지 않았다. 짧은 메모들은 쓸 수 있었지만 하나로 엮을 수 없는 파편들 뿐이었고, 엮으려 해도 엮어지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었다.


대체 왜 이럴까, 숨을 고르고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내 마음속은 온갖 뾰족한 가시와 시커먼 것들, 단단한 돌덩이와 뒤틀린 것들로 가득했다. 누군가가 남긴 칼부림이 커다랗게 남아 있었고, 오래된 어떤 것들은 약간의 흔적으로 남았지만, 아직 계속 마음을 짓누르고 찌르는 것들도 있었다. 닦아내지 못한 얼룩들, 정리하지 못한 잡초들이 무성했다.

아니, 언제 이렇게 된 거지?


매일 아침, 세수를 하고 화장을 하고 옷을 차려입고 나간다.

그렇게 알몸을 가리고, 꾸미고, 또 포장한다.


그런데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마나 방치해둔 것일까.

그렇게 방치되었던 마음은 견딜 수 없는 정도가 되고 나니 겨우 알람이 울린다.


나 여기 있다고!



인간의 정신은 뜰이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용서한 미리엘 주교는 말했다.

그는 항상 정원을 가꾸고 책을 읽었다.

정원을 돌보듯 자신의 정신을 돌보았다.


지금 나의 마음 밭은 엉망이다.

만약 마음이 눈에 보였다면, 부끄러워 밖에 나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세수하듯 내 마음을 계속 닦자.

그리고는 가장 좋은 옷을 입혀줘야겠다.

물을 주고, 햇볕을 주고, 애정을 줘야겠다.


시간 지나 언젠가 마음의 얼굴이 묵은 때를 씻고 말금-해질 무렵이면, 막혔던 글도 졸졸 흐르는 냇물처럼 흐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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