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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스윗비 Sep 20. 2023

현생과 갓생 사이에서,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내 삶의 조각들을 돌아보기 

요즘 들어 자도 자도 피곤하고,
자꾸 살이 찝니다.
병원에서 검사해 보니 
혈당이 좀 높다 하고, 
지방간이 조금 있다고 
관리하라는 이야기만 하고,
다른 것은 아무 이상도 없대요!
살은 빼야 하니
좀 덜 먹긴 해야 할 것 같은데…
피곤해서 운동할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일단 보약이라도 먹어야 하는지,
영양 수액을 맞아야 하는지,
챙겨 먹으면 좋은 보조제가 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현생씨의 이야기, 혹시 나의 이야기는 아닌가요?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이토록 관심이 있는 시대를 만나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진짜 건강>에 대해서는 무지하기도 합니다.

정보는 차고 넘치는데, 광고로 위장하고 교묘하게 왜곡된 이야기들 속에서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기 참 어렵습니다. 자꾸자꾸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세뇌 당해 오히려 잘못된 건강 신념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저는 건강 관리를 해야 하나요?
살만 빼면 되나요?


막막함이 담긴 질문을 너무나도 자주 받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쓰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진료실에서 이제 생활을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살을 빼야 하냐고 묻습니다. 정상 체중이신 분들은, 자기가 더 관리할게 무엇이 있냐고 되묻기도 합니다. 

건강 관리를 다이어트와 동일시 하며, 어떠한 방식이든 잠시 체중만 감량하면 성공이라는 이상한 방정식에 우리는 갇혀 있습니다. 


건강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꼭 필요하지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 누구도 알려주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마도 어떤 것들은 언젠가 배운 적이 있어 우리 기억 저편 어딘가에 흐릿하게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그 기억들을 되살려 봅시다.)


자, 우리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당신의 위치를 먼저 확인해 봅시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우리 몸과 마음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삶의 조각들이 모여 우리 몸의 세포,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로 인해 혈관, 근육, 뼈와 같은 장기뿐 아니라 기분이나 정서와 같은 정신적인 부분까지 달라지게 됩니다.

이 조각들의 연결고리 중, 어느 한 고리만 무너져도 서서히 몸은 달라지며 어느 순간 비상등이 켜집니다.

그러니까 건강은 단 하나의 알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총체적인 삶의 문제입니다.


자, 이제 아래의 글을 읽고, 당신의 삶이 어디에 더 가까운지 확인해 보세요.


오늘만 사는 현생이의 생활

✅ 아침 굶는다

✅ 음주를 즐긴다

✅ 흡연가다

✅ 영양에 대한 고려 없이 먹는다

✅ 밥 외에 간식을 자주 먹는다

✅ 움직이는 거 싫어한다

✅ 스트레스 푸는 다른 법을 모른다

✅ 핸드폰이나 영상 보다 늦게 잠든다



오늘도 내일도 행복한 건강이의 생활

✅아침 식사 포함, 최대한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골고루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생활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려고 한다

✅스트레스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

✅규칙적으로 하는 신체활동이 있다

✅충분한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확보한다



자, 현생이와 건강이의 생활.

당신은 어디에 가까우신가요? 

건강이처럼, 내 삶을 꾸려나가 본적이 있나요? 


우리가 열심히 건강이처럼 생활한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취약한 건강 문제나 피할 수 없는 질병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생활에 대한 노력이 전혀 없이 현생이와 가까운 생활을 유지한다면,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오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새 삶으로 인도한 미리엘 신부님은 매일 같이 정원의 풀과 꽃들을 돌보며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의 정신은 뜰이다.

인간의 정신도 앞뜰과 같이 끊임없이 잡초를 뽑아 주고, 물을 주고, 관심을 기울이며 돌보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저는 그 말을 <인간의 "몸과" 정신은 뜰이다>로 조금 바꾸고 싶습니다.


우리 몸도 꾸준히 돌보고 가꾸어야 하는 뜰입니다. 뜰을 가꾸는 단계 첫 번째는, 바로 흙을 만드는 일입니다.

뜰을 좋은 흙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갈과 가시를 걷어 내고, 땅을 갈고 닦아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비료와 영양분들을 쏟아 붓는다 해도, 그 뜰에서는 꽃도 풀도 자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뜰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무엇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가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고, 몸에 이상 신호가 생겼을 때, 나는 가장 먼저 무엇을 떠올리는지 한 번 되돌아봅시다. 값비싼 보조제, 영양제, 수액 같은 것들을 생각하기 이전에 건강이의 생활 수칙을 먼저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사는 필요한 검사를 하고, 약이나 주사만 처방할 수 있습니다.

약사는 필요한 영양제나 보조제를 추천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은,  나 자신이 바꾸어 나갈 수 있어요.


내가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며 돌볼 수 있는 단 한 사람입니다.

그 사실을 꼭 잊지 마세요.

여러분의 삶이 자신의 뜰을 돌보는 인생이 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또 이 글이 작게나마 그 인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글을 이어가 보고자 합니다.



▶ 다음 글 예고 : 건강이란 무엇인가? 나는 건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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