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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udayoo Jul 15. 2022

오지랖은 넣어둬

카페에 왔다. 자주 가는 동네인데 이 카페의 존재를 이제 알았다. 처음 들어섰을 때 썰렁했다.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일 거다. 기대하며 왔던 것만큼 ‘와 너무 좋다’를 외치지는 못했지만 홀로 이 카페를 독점할 수 있다는 쾌감은 느꼈다. 그러면서도 장사가 이렇게 안 돼서 어떡하나 속으로 걱정했다.  


허나 그건 괜한 남 걱정. 한 시간도 채 안 지나서 들어오는 손님들로 카페는 한가득. 그들의 대화 소리로 음악이 잘 안 들렸다. 음악이 지고 말았다. 심지어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까지 생겼다. 마침 전화를 건 친구는 카페의 공기가 전화기 넘어까지 전해졌는지, 내가 집에서 tv를 크게 틀어놓고 있냐고 물어봤다. 아니다. 나는 조용한 카페에서 책을 읽으려고 2권의 책도 챙겨 왔는걸. 단 한 줄도 읽을 수 없는 분위기이지만 나는 그냥 앉아 있다.


나처럼 혼자 와서 책을 펼친 맞은편 테이블의 남자는 이어폰을 꼈다. 충분히 이해가 갔고, 처음 카페에 와서 카페 사장님 걱정했던 오지랖의 내가 떠올랐다. 아차, 내 걱정부터! 섣부른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내 걱정이나 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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