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맛있게 보내는 퍼즐
평일에 출퇴근한다고 버스와 지하철 속에서 매일 대략 2 - 3시간을 보낸다. 금요일이면, '주말은 정말 집에서 소파랑 한몸해야지! 누워만 있어야지!' 하고 다짐을 한다. 이런 다짐은 또 잘 지키는 편이다. 어제의 토요일은 정말 그랬다. 늦잠자고 일어나 소파에 누워있고,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까지 OTT 프로그램도 골고루 보고, 책 몇 페이지 읽고, 또 먹고를 하다가 배부른 배 통통 튕기며 침대에 누워 어둠속에서 핸드폰을 무의미하게 슥슥 보다가 늦은 시간 잠에 들었다.
사실, 이대로의 하루도 좋다. 해가 뜨고 지는 변화를 잘 느끼며, 같은 자리에서의 낮과 밤을 보내는 것! 큰 변화는 커피와 도너츠에서 맥주와 귤로 피사체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여유 있고 느린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까. (다만, 너무 자주 이런 주말을 보낸다는 게 함정이다)
일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그래 나가자 라고 작은 다짐을 하고, 우선 밥을 먹었다. 밥 먹으니 또 나가기가 귀찮아지는 이런 부지런한 변심! 내적싸움을 좀 하다가 큰 마음을 먹고 다시 나가기로 결심했다. 롱패딩과 털모자를 눌러쓰고 힘차게 나왔다! 겨울 바람이 천연의 민트향으로 코를 뻥 뚫은다. 자연의 향기! 상쾌하다.
'뭐야, 나오니 너무 좋잖아. 햇살이 참 좋네 헤헤'
없어진 줄 알았던 카페가 이전해서 새롭게 열었다니 반가운 마음으로 향해본다. 역시, 추워도 내 발로 땅도 밟아주고 햇살도 좀 쬐주고, 남이 타주는 커피도 마셔야 인생이 좀 맛있어진다.
노트북 가져와서 이렇게 브런치에 오랜만에 일기 쓰듯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뭔가 한 것 같고, 뿌듯하고 그렇다. 작년에는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하고, 일에 적응하느라 좋아하던 카페투어를 잊고 지냈는데 올 해는 나와 잘 논의하고 협의해서 이렇게 한번씩 데리고 나와야겠다.
이따 집에 가서 바삭한 치킨만 시켜먹으면 완벽한 하루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