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둔화로(敦化路) 산책
[브런치] '나의 300억짜리 드림하우스, 조개집 이야기' 편 보러가기
집값 300억에 가구당 주차 자리 값만 10억, 나에게 컬처 쇼크를 주었던 타이페이 둔화로(敦化路) 드림하우스, '조개집' 소개에 이어, 오늘은 함께 이 동네 상권을 둘러볼 계획이다.
우선 조개집 건너편에는 브런치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타이페이 최고의 호텔' 편에서 속속들이 공개했던 대만 최고의 럭셔리 호텔,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Mandarin Oriental Taipei)’가 아름다운 자태로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호텔은 결국 부동산 장사라던데, 조개집은 계 탔다.)
만다린의 좌측에는 웨딩 베뉴 ‘Chateau de Felicite’가 아름다운 유럽풍의 건물로 자리를 빛내주고 있으며, 그 옆으로는 따끈하게 오픈한 럭셔리 산후조리원 ‘人之初’가 자리한다.(대만에서는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 가는 것이 우리나라만큼 보편화되어 있으며, 산모는 보통 한 달 정도 머무르며 온갖 한약재 및 보양식으로 극진하게 몸조리를 하게 된다.)
둔화路를 따라 난징동로(南京東路)쪽으로 쭉 걷다 보면 타이페이 시내의 유일한 ‘IKEA’ 매장이 나온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다른 지점들에 비해 접근성이 탁월한 이곳은 매장 안은 물론이고 푸드코트 ‘Swedish Food Market’에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손님들로 아침부터 바글바글하다. 속살이 야들한 구운 치킨과 달콤한 아이스크림 콘은 나의 ALL TIME FAVORITE 메뉴.
한때 ‘Asia’s 50 Best Bars’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내가 타이페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바 ‘Club Boys Saloon’도 둔화路에 위치한다. 뉴욕이 연상되는 빈티지한 건물 1층에서 이국적인 네온사인을 뿜으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공간은 빨갛고 노란 그 불빛만으로도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메뉴를 받고 칵테일 이름을 보는 순간 헛웃음이 터지는 곳. 첫 방문에 마셨던 컬러풀한 생화로 장식된 눈이 즐거운 칵테일의 이름은 무려 ‘Secret love child of a Japanese wife’, 한국말로 ‘일본인 와이프의 숨겨진 자식’이었다. 이 외에도 ‘해변에 누워 발리볼 구경하는 코코넛’ 등 이상망측한 칵테일의 이름들이 위트 있는 그림과 함께 적혀있어 음료를 주문하고 메뉴판을 정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곳곳에 아주 윔지컬한 매력이 넘치는 ‘Club Boys Saloon’은 칵테일바와 레스토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양 음식과 함께 대만 전통 음식을 새롭게 재해석해서 파는 레스토랑도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알록달록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칵테일을 홀짝이다 보면 여기가 타이페이인지, 홍콩인지, 방콕인지 괜스레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보석 같은 공간. 네이버에 그 흔한 후기 하나 없는 로컬들만 아는 곳으로, 소곤소곤 비밀스레 추천한다. 아, 핑크핑크한 19금 테마의 화장실도 잊지 말고 꼭 들러보기를!
나에게 꽤나 익숙한 둔화路지만 안쪽으로 갈래갈래 뻗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뜻밖의 가게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이 비싼 노른자에 방콕에나 있을법한 꽤나 큰 ‘하우스 형태’의 SPA를 발견했을 때는 매우 들떠 브로슈어를 받아오기도 했고, 마감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만든 빵이 완판 되어 선반이 텅 비어있던 동네 빵집 ‘숨은 강자’를 만나기도 했다.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미슐랭 가이드 추천 레스토랑도 ‘짠’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각종 바다장어 요리로 유명한 ‘Tamai’는 일본에 본점을 두고 있지만 해외 지점은 타이페이가 유일하다고 한다.
’장어 나베’는 이날 처음 접해본 메뉴. 이외에도 장어 롤, 장어 튀김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었는데, 소박한 로컬 분위기에 일본 정취가 약간 섞인듯한 오묘한 분위기로 특히 더 기억에 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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